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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선의(善意)' 정치의 역설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1.01.17 17:59:51기자가 지난해 3월 이사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은 경기도에 있는 전세 4억 원짜리 아파트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집 주인은 집을 팔려고 하는데 5억 4,000만 원에 매입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임대차 계약서 잉크도 마르지 않은 시점에,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당시 돌도 안 된 아이가 살고 있는 집을 내놓겠다는 임대인의 말에 우선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 긴 생각을 하지 않고 집 주인의 제안을 -
[동십자각] '정인이'에게 진 빚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1.14 17:36:51지난 2013년 10월 울산에서는 8세 여자아이가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부검 결과 옆구리를 맞아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은 피해 아동 ‘서현이’의 소풍날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의붓엄마는 ‘제발 소풍만은 보내달라’고 애원하던 서현이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0년 10월 서울 양천구에서 또다시 안타까운 소식 -
[동십자각] 편가르기 부동산 정책
부동산 정책·제도 2021.01.07 16:39:05전세는 나쁜 제도이고, 월세는 착한 제도일까. 1주택자는 좋은 사람이고, 다주택자는 나쁜 사람들일까. 나름의 견해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경제정책에서 사람이나 제도 자체에 선악의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모순은 필연적이다. 왜냐하면 나쁜 제도·사람으로 규정하면 없애야 할 대상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 이른바 현 정부에서 말하는 적폐 세력이 되는 셈이다. 이를테면 ‘전세는 나쁜 제도’라고 규정하면 전세는 없애야 할 -
[동십자각] 장관의 자격
사회 사회일반 2020.12.31 17:18:30장관은 명예로운 자리다. 장관 직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같은 장관급인 국회의원에게는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 부여되고 군대 대장에게는 국립묘지 안장의 자격이 주어진다. 행정부 장관에겐 그런 혜택이 없지만 정부 부처의 수장이라는 것만으로도 위상이 남다르다. 막강한 인사권과 예산권이 있기에 모든 공무원이 꿈꾸는 직책이다. 장관을 지냈다면 차례상에 올리는 지방도 ‘현고학생부군 -
[동십자각] 강성부 펀드가 실패한 이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0 17:41:51KCGI(강성부펀드)는 국내 최초로 ‘행동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국내 다수 증권사에서 실력 있는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강성부 대표는 LK투자파트너스에 몸담고 있던 지난 2018년 3월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일명 ‘물컵 갑질 사건’을 TV 뉴스로 지켜보다 한진칼 경영 참여를 결심했다고 한다. 강 대표를 잘 아는 투자은행(IB) 업계 종사자들은 그에 대해 “일부 대기업 오너들과 친분 관계를 유지 -
[동십자각] 결과가 신뢰를 가지려면
사회 사회일반 2020.12.10 19:48:42“결과만큼 과정도 중요시 여겨지는 게 검사징계위원회입니다. 징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처분을 받는 대상자는 물론 이를 바라보는 이들도 결과를 신뢰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20년 가까이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한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10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에서 중요한 하나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징계 과정이 시작되고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절차적 타당성’이 그것이다. 그는 “ -
[동십자각] 의료체계 마비, 강건너 불 아니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6 17:55:19만약 한 도시에서 갑자기 중증 감염 환자 수십 명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대형병원이 많이 있다면 환자 수용에 큰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 이 의문들을 일선 의료진에게 묻는다면 돌아오는 대답은 필시 ‘아니오’다. 일반 환자보다 간호사 인력이 5~6배 이상 필요하고 많은 의료 자원이 투입되는 중환자 병상을 뚝딱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의문이 실제 상황이 된 사례가 지난 2월 대구의 대 -
[동십자각] '큰손'의 짧은 투자 호흡, 부작용 크다
증권 국내증시 2020.11.29 17:47:24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지난 2017년 국민연금으로부터 날벼락 같은 통보를 받았다. 국민연금이 위탁 운용을 맡긴 1,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회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유는 최근 1년 수익률이 벤치마크에 못 미쳐서다. 강 회장은 2002년부터 위탁 운용했던 이 펀드가 15년 누적 수익률 508%를 기록하며 벤치마크 대비 300%포인트 이상 높은 성적을 냈으나 불과 최근 1년 성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돈을 빼겠다는 국 -
[동십자각] 개각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22 16:19:01일부 부처의 장관을 바꾸는 개각이 이르면 이번주 단행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개각은 작게 두 차례 나눠 할 것”이라고 밝힌 개각의 첫 번째인데 국민의 여망은커녕 개각의 목적이 조금이라도 달성될지 의문이다.모든 인사가 그렇듯 개각의 첫 관전 포인트는 물갈이다. 그간 정부 부처나 장관의 업무 수행을 평가해 미흡하거나 문제가 있으면 교체해 책임을 물어왔다. 그런데 국민은 물론 공무원조차 상사로 두기 창 -
[동십자각] 당신의 '진실'은 무엇입니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19 16:10:31“진실이 뭔지 아세요? 자신이 믿고 싶은 것, 그게 바로 진실입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중국 영화 ‘침묵의 목격자(Silent Witness)’ 대사의 한 구절이다.(영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재벌 임태 사장의 새 아내이자 유명 가수가 지하주차장에서 살해되고 임태 사장은 범인인 외동딸을 보호하려 모든 증거를 자신 쪽으로 몰아간다. 오래전부터 임태 사장을 잡으려 혈안이었던 검찰에는 절호의 기회였고 시민들도 그가 범인 -
[동십자각] 폭주하는 정권의 위험한 기업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08 17:01:08‘개인유사법인’. 처음에 이 단어를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개인’을 ‘가족기업’이라는 말로 바꾸면 이해하기가 조금 낫다. ‘가족기업’과 비슷한 법인이 바로 ‘개인유사법인’이란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개인유사법인의 초과유보소득에 대해 배당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긴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세법 개정안에 담긴 철학과 추진 과정을 따져보면 문재인 정부의 기업관이 얼마나 위험한지 -
[동십자각] 탈원전을 되돌아 볼 때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0.25 17:53:55지난 1983년 4월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국내 최초의 가압중수로형 원자력 발전소다. 농축한 핵연료를 사용하는 경수로와 달리 중수로는 천연 우라늄을 그대로 사용해 간편하지만 일반 경수로에 비해 고준위 핵폐기물을 많이 배출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모델이다. 2012년 수명을 다했으나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보수를 거쳐 오는 2022년까지 운행기간을 연장했다. 박근혜 정부 때도 이 -
[동십자각] 테스형 집값이 왜 이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0.22 17:03:10국정감사장에서 가수 나훈아의 인기 신곡인 ‘테스형’이 흘러나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야당 의원은 “정부는 국민이 어려울 때 위로하고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게 역할 아니냐”며 “정부가 20번 넘게 (부동산) 대책을 냈지만 국민은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고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을 몰아세웠다. 노래를 듣고 ‘풉’하고 -
[동십자각] 독감백신 사태...마스크 대란 잊었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0.18 18:41:18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의 일이다. 공급 부족 탓에 약국마다 마스크를 사려는 긴 행렬이 이어졌고 인터넷 카페에서는 어디에서 구매가 가능한지 묻는 글이 쏟아졌다. 정부는 물량을 확보하지도 않은 채 덥석 공급 계획부터 발표했고 실제 현장에 가도 마스크를 손에 쥘 수 없어 국민들의 혼란과 불안은 가중됐다. 민심이 흉흉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 대책을 최 -
[동십자각] 감염병과 잘 싸운 나라가 되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0.15 17:49:21여러모로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빛나고 있다. 겨울 지나 봄, 여름, 가을에 이르도록 멈추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높은 수준의 한국 ICT는 정부와 사회·개개인에게 구원의 동아줄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일도, 직장 업무 처리도, 학생들의 학교 수업 참여도 온라인 인프라 덕에 멈춤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일상이 크게 무너진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비록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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