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벨-에어
발명자: 매튜 르하너, 데이비드 에드워즈
개발비: 23만6,000 달러
개발기간: 1년
현재 상태: 상용제품
주택에서도 유독가스가 나올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집을 잃은 사람들은 접착제와 합판으로 된 임시주택에 거주했었는데, 미국 질병예방센터는 이들에게 가급적 실외활동을 많이 하고 영구적인 진짜 주택을 최우선적으로 구할 것을 권했다. 합판에서 엄청난 양의 포름알데히드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싼 새 집에서도 야외보다 2~5배는 더 많은 유해물질이 나온다. 가구, 카펫, 페인트 때문이다. 먼지나 꽃가루 등을 걸러내는 대부분의 공기청정기는 포름알데히드나 벤젠 같은 유기화합물은 걸러내지 못하며, 걸러내는 모델도 필터를 자주 교환해 줘야 한다.
그래서 매튜 르하너와 데이비드 에드워즈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인 식물을 이용해 가장 효율이 뛰어난 공기청정기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산업디자이너와 하버드 대학의 생물공학자인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1980년대 식물의 잎과 뿌리를 통해 화학물질을 흡수하려고 시도했던 프로젝트를 발굴했다. 예를 들어 플로덴드런은 이산화탄소와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한다. 하지만 식물은 자신의 몸에 직접 닿는 공기만 정화한다.
그래서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르하너는 식물에 가급적 많은 공기를 접촉시키는 컨테이너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팬이 두 개 달려 있는데, 하나의 팬은 식물의 잎에 공기를 불어주고 또 다른 팬은 흙 속에 난 구멍을 통해 공기를 빨아들인다.
식물의 뿌리에 사는 미생물들은 식물의 잎사귀보다 더 많은 양의 독성물질을 변환시킬 수 있다. 그리고 흙은 숯 필터보다 더 효율이 뛰어나다. 흙 아래쪽에는 물이 든 그릇이 식물의 습기를 유지시키고, 독성물질 분자를 붙잡아 놓는다.
옆쪽의 틈새에서는 실내로 깨끗한 공기를 내뿜는다. 초기 실험에서 벨-에어는 실험실 내부의 포름알데히드 농도를 1시간에 80%나 떨어뜨렸다. 르하너와 에드워즈는 파리의 미술관인 르 라보라투아르에 벨-에어를 설치해 놓았다. 이 미술관은 과학자와 미술가가 협력해 만든 전시물이 있는 곳이다.
앞으로는 대량생산에 알맞게 설계를 변경하는 일만 남았다. 독일 뤼네베르그 대학의 환경화학자인 미카엘 브라운가르트는 벨-에어를 가리켜 과학의 창조적인 응용이라고 평했다. 한마디로 이것은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최상의 것을 하나로 모은 발명품이라는 것이다.
HOW IT WORKS
벨-에어의 팬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기를 식물의 잎 주변은 물론 뿌리와 흙 속으로 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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