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실 4,020km라는 길이를 놓고 보면, 그랜드캐니언의 다섯 배(미 본토 전체의 횡단 거리와 비슷)나 되며 깊이도 네 배나 깊다. 이 영상은 1996년에 쏘아 올린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호에 장치된 MOLA(화성 우주선 레이저 고도계)가 찍어 보낸 위성 자료에 토대를 둔 것이다. MOLA는 레이저 광선을 발신한 후, 이 광선이 화성 표면에 닿았다가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추적, 화성의 지형을 측정한다(시간이 많이 걸릴수록 해당 표면의 고도는 낮다). 드구르사크와 라크는 화성 표면에 관한 증거를 이들 자료와 결합시킨 후, 이미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화성 지형을 화상으로 나타내는데 성공했다.
화성의 모습
이 사진은 실제 화성의 모습과 얼마나 비슷할까? MOLA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NASA의 데이비드 스미스는 “화성의 전체적인 특성이 잘 나타난 작품이나 전체적인 색깔에 있어 인위성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진 작가인 드구르사크도 이에 동의한다. 그가 황갈색을 선택한 이유는 1987년의 탐사위성 패스파인더호와 1976년의 상륙선 바이킹호가 찍은 화성 사진에 담긴 균형 잡힌 색감과 일치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또한 이 사진은 화성 지형의 30% 정도가 돌로 이루어져 있고 지평선에 나타나는 먼지 역시 화성의 대기권을 반사하는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증거들을 반영한 결과다. 스미스는 “산의 높이가 어쩌면 고도계를 해독하는 동안에 생긴 왜곡으로 실지보다 과장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 이미지 제작에 대해 드구르사크와 충분히 의견을 나누었고 그래픽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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