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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통합 2년만에 기관평가1위 달성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무한경쟁의 지식정보시대로 접어들면서 정보유통망과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 정보유통시스템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전문가간 첨단정보와 고성능 연구장비가 초고속 네트워크상에서 공유되는 사이버 협력연구체제인‘e-R&D’시스템에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모든 연구 데이터를 수집·가공·유통·활용되는 사이버랩(lab)의 개념을 구현하고 정보자료와 고성능 컴퓨터, 초고속 네트워크 등 연구개발 인프라간 복합·융합 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원이다.

국내외 과학기술 정보의 관문 역할을 하고있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www.kisti.re.kr)은 과학자들이나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과학기술정보를 최대한 빠르고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연구기관. 지난 2001년 1월 산업 및 과학기술계 지식정보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정보원과 연구개발정보센터가 통합하여 발족한 KISTI는 기관통합 2년 만에 과학기술 분야의 정보 및 지식자원 유통기관으로 자리를 굳히며 올해 실시된 기관평가에서 만년 꼴찌를 탈피하고 1위로 올라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KISTI의 기능은 단지 과학, 기술에 관한 정보의 수집, 분석, 관리, 유통에 머물지 않는다. 슈퍼컴퓨팅분야에서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 운영함으로써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있다.

국내외 과학기술 정보의 관문 역할
조영화 원장(50)은“국내의 경우 정보의 발생 시점인 과학자들이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학회에 논문을 투고할 때 직접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그 결과 정보의 신선도나 흐름이 이용자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 유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내의 경우 정보 생산자 직접 연결, 해외의 경우 관문 역할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개발해 적용해 왔다. 과거 모든 정보를 직접 수집해 가공한 뒤 다시 제공하는 방법으로는 인적. 물적으로 한계가 뚜렷하다. 그 수많은 정보에 다 접근조차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 원장이 정보 제공 처의 분산과 중앙집중을 병행하는 과학기술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 배경이다.

바이오인포메틱스와 같이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처럼 범용화 되지 않은 정보는 이 연구원이 직접 모으거나 해외 정보를 연결해 제공하는가 하면, 국회나 주요 도서관 같은 곳은 정보 자체를 공유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 정보가 많이 만들어지는 학회나 공공연구기관 등에는 직접 연구자들이 정보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시스템에 입력하는 체제를 구축해주기도 했다. 한정된 집단만이 이용하던 과학기술 정보를 국가 공공재산으로 만들고, 누구나 손쉽게 이용하도록 한 과학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한 셈이다. 정보의 발생 시점 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는 230여 개의 학회와 17개 정부출연기관, 해외 정보도 이곳을 통하면 웬만한 것은 다 찾을 수 있다. 원문을 다 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정보 목록이나 접근 방법을 알려준다. 이 연구원은 900만 건이 넘는 해외 학술논문 목록을 만들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원하는 정보를 못 찾는 것은 대부분 어느 곳에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 접근 점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목록을 본 뒤 원문이 필요하면 이 연구원에 신청하면 곧 받을 수 있다.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해외 심포지엄이나 학술대회 등의 자료는 참석자에게 의뢰해 받아 제공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과학기술정보를 심층 분석해 제공하기도 한다. 단순히 있는 자료만을 수집해 올려놓기보다는 전문가들이 이슈가 되는 기술을 선정해 세계의 흐름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필진도 각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첨단 포장재료, 공기압축 전지 저장기술 등 과학기술 전 분야가 망라돼 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수시로 보내오는 과학기술정보는 이 곳 정보의 질을 한층 높여 주고 있다. 전문가의 논문이나 저서를 논평한‘전문가 리뷰’‘컨퍼런스 리포트’‘첨단기술보고서 정보’등은 이 정보원에서만 볼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잡지나 학술지에서 확보할 수 없는 세계 과학기술 정보를 각 국에 퍼져 있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수집해 보내오는 한민족과학기술자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KISTI가 제공하고 있는 정보는 △해외 정보의 경우 학술지 등 2,600여만건 △국내 학술지. 회의자료 등 국내 정보 33만여건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 국 특허 정보 123만건 등이다.



차세대 인터넷‘그리드’인프라 구축
KISTI는 현재의 월드와이드웹(www)을 대체할‘차세대 인터넷’으로 기대를 모으는‘그리드’(Grid)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드’란 고성능 컴퓨터,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각종 정보통신 첨단장비 등을 네트워크로 연동해 상호 공유하는 핵심기술과 운용체계. 엄청난 양의 데이터 처리를 위해 전 세계 컴퓨터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마치 하나의 슈퍼컴퓨터처럼 쓰자는 개념이다.

그리드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기존 컴퓨터 기술로는 어려웠던 고속연산과 대량 데이터 처리가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명공학·환경공학·가상현실(VR) 등 첨단 연구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생명과학, 지진 시뮬레이션, 항공기 설계 등의 분야에서 그리드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그리드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을 주축으로 2006년까지 350억원을 들여 국가 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연구망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기상분석에 그리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2006년까지는 국내 20개 기관을 연결한 가상 슈퍼컴퓨팅센터를 구축해 국내 연구 컴퓨팅 능력을 최대 10배까지 늘릴 계획이다. 247개 국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한 그리드포럼 코리아도 발족돼 그리드 인프라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수진기자 <popsci@sedaily.com>

INTERVIEW 조영화 원장
올해 KISTI의 연구방향 및 목표는?
과학기술정보의 첨단화 및 고부가가치화에 집중할 것이다. KISTI는 이를 위해 우선 바이오인포매틱스 등 첨단정보의 개발과 고급 분석정보 제공기능을 강화하는 데 연구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IT기반의 BT연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DB나 소프트웨어를 적극 지원하고, NT의 경우도 산·학·연 합동 종합지원체계를 갖춰 데이터를 공급하는 일을 추진할 예정이다. 부품소재 분야도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과학적인 전략정보를 분석·제공할 방침이다.
예산이나 인력 등의 제한 때문에 당장은 BT나 NT 연구사업 지원에 머물겠지만 앞으로는 ST와 ET분야까지 지원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한 정보기술의 표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통합 2년 만에 기관평가 1위 비결은?
국가과학기술 지식관리체제와 국가과학기술 슈퍼그리드 체제의 구축을 위해 과감한 선택과 집중에 의한 과제통합을 시도했다. 담당 기능별로 유사한 업무는 과감하게 개편하고 과제간 연계성을 대폭 강화했다. 슈퍼컴퓨팅 인프라 구축사업을 토대로 국가그리드 기반의 구축과 그리드 미들웨어 연구, 초고속응용기술지원사업 등 미래전략형 응용연구에 나선 점도 좋은 점수를 받는 큰 힘이 됐다.

그리드 인프라 응용분야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등 방대한 연구장비가 필요한 분야에 그리드 인프라가 쓰인다. 특히 유전자 분석, 신약 개발 등 대규모 연구시설과 장비가 필요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그리드 인프라는 필수적이다. 기업들이 최대 접속량을 고려해 무리하게 서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서버를 사용하다가 접속량이 폭주하면 다른 기관의 남는 서버 용량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
비행기나 자동차 등을 개발하는 기간이나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는 그리드 기술을 이용한 가상 실험장비를 이용하면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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