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과연 석유가 나올까’‘한반도에 공룡화석은 얼마나 있을까’‘해저 깊은 곳에서는 압력이 얼마나 셀까’. 일상생활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의문을 품어보기 마련이다. 우주의 모든 물질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연구와 함께 우주연구에 대한 기초적인 원인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구와 우주의 모든 물질을 연구하고 일상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풀어주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둘러본다.
전문지질박물관 통해 연구활동 적극 홍보
대덕연구단지 입구인 가정동을 지나면 카이스트 방향 왼쪽으로 우리나라 국토와 해역의 지질연구의 산실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있다. 연구원 안마당을 넓게 차지하고 있는 잔디밭을 지나 연구동인 본관을 지나면 750평 규모의 지질박물관이 있다.
호기심을 한껏 유발하는 전시물로 가득한 이층 건물의 이 지질박물관은 지질자원연구원이 지구과학의 대중화와 함께 광물과 암석, 화석 등 지질표본에 대한 체계적인 전시와 관리를 위해 지난 2001년 11월 건립했다.
쥐라기 후기의 초식 공룡 스테고사우루스 단단한 등뼈 모양에 착안해 건립된 이 박물관에는 신기한 광물과 암석, 화석, 모형 등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를 통해서나 배웠던 지질표본이 3천 여점이나 전시되어 있다. 심해 해저에서 사용되는 시추 코아와 시추장비 등도 전시되어있는데 한켠에 마련된 부스에는 심해 5000m의 깊은 곳에서 수압 때문에 5분의 1정도로 줄어든 종이컵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지질자원연구원 대외협력실 김유숙(50·우주화학박사)과장은 “지질자원연구원의 전문지질박물관 개관은 선진국의 경우처럼 지질박물관과 자연박물관을 아우를 수 있는 자연사박물관 건립의 추진을 앞당길 것”이라며 “지질박물관이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지구과학을 대중화시킬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희귀한 지질표본을 보존하고 연구하는데 중심메카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양한 원시 생물로부터 무척추동물과 식물의 진화, 척추동물의 탄생, 그리고 인류가 기원하기까지 지구상에 번성했던 생명을 찾아가는 신비롭고도 흥미로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질박물관은 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활동은 물론, 인류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방대한 지질자원정보DB화
박물관에는 총 3개의 전시실이 있다. 중앙전시홀에는 해저 지형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름 7m의 대형 지구본과 약 12m 크기의 대형 티라노사우루스 공룡화석 복제품인 마이아사우라를 포함한 3점의 진본 공룡화석 3점, 국내산 공룡알화석 등 마치 생생한 원시시대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제 1전시실에는 우주와 지구, 지구의 내부구조와 화석, 지질탐사 관련 등 생물의 진화를 포함, 46억년 전 우주의 먼지가 수많은 변화를 거쳐온 지구의 모습을 한눈에 조명해 놓았다. 대형 지구본을 통해 본 상세한 해저 지형과 오랜 지질시대를 거쳐 변해온 대륙의 모습과 뜨겁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 지구의 내부 모습 등 초록빛 행성 지구의 참 모습과 이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인간들의 노력과 그 성과가 볼만하다.
화석전시실은 40억년전 생명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 이곳에서는 원시 생물에서 시작해 다양한 무척추동식물의 진화과정, 척추동물 탄생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인류가 생겨나기까지 지구상에 번성했던 생명을 찾아가는 신비롭고 재미있는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공룡전시와 다양한 새의 진화는 찾는 이들의 많은 호기심을 자아낸다.
제 2전시실에는 각종 화석과 국내외 희귀한 광물이 화려한 모습을 한 채 전시되어 있다. 광물은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양의 차이는 있지만 고열을 받게 될 경우 원적외선이 나오게 된다고 한다. 이 전시실에는 특히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만질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 압권이다. 지질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지구환경보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제 3전시실과 암석과 화석, 광물을 자연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야외전시장도 들러볼 만하다. 특히 지구의 변천사와 고생물 세계, 공룡, 산사태 등 각각의 테마로 엮어진 영상물을 보면 지구활동에 대해 이해를 더 넓힐 수 있다.
에너지자원 탐사·개발에서 기술지도까지 광범위 연구활동
지질연구부, 환경지질연구부, 탐사개발연구부, 석유해저자원부, 자원활용연구부 등 5개 연구부서와 국가지질·자원정보센터로 구성된 연구원은 우리나라 국토와 주변 해역은 물론, 해외 지질조사와 광물에너지 지하수 자원탐사·개발 활용, 지진을 포함한 지질재해와 지하공간 연구, 지질자원 시료에 대한 감정 분석 등 연구영역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하다. 특히 정보사회에 발맞춰 설립된 국가지질자원정보센터는 광산정보에서 GIS를 이용한 원격탐사 등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타 연구기관과 달리 유서가 깊다. 일제 강점기가 시작될 무렵인 1918년 세워진 연구원은 1976년까지 58년간 국립기관으로 존속해오다가 지난 76년 정부 출연연구기관으로 독립했다. 우리나라의 천연자원은 의외로 풍부한 편. 보다 많은 자원을 가져가기 위해 설립이후 각종 광물자원의 자료와 분석자료들은 일제가 당시 우리나라 에너지자원에 대한 탐사와 개발에 관심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알 수 있다.
21세기 지구과학대중화 첨병역할
지구의 물리현상과 자원의 상태를 잘 알 수 있는 지구과학 분야는 알면 알수록 흥미를 끄는 분야이기도 하다. 얼핏보면, 광물자원이나 지구의 지질에 대한 정보가 재미없고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지질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면 이러한 편견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연구원측은 학생과 일반인이 지구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지구과학대중화에 더욱 앞장설 예정이다. 연구원의 지구과학대중화 마케팅은 이미 성공궤도에 올랐다. 무료로 개발하는 지질박물관은 매년 관람객이 증가, 작년한해만 해도 관람객수가 8만명이 넘어섰다. 지구과학은 이제 더 이상 멀리 동떨어진 분야가 아니다. 선진국일수록 지구과학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 지구과학에 대한 지식은 ‘생활속의 지혜’이며 국가지질자원정보는 국가경쟁력과 연관되어 있다. 지질자원연구원이 지구과학대중화에 힘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질박물관 관람문의 TEL : (042)868-3797,8 www.kigam.re.kr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이태섭 원장 인터뷰
1. 신임원장으로서 연구원 운영방침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활동이 상대적으로 국민들에게 덜 알려진 측면이 있다. 최근 역동적인 국내외 연구환경변화의 추세와 21세기 지식가치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연구원은 연구사업 발굴 등을 통한 효율적 경영운영과 자연피해 저감기술을 개발하고 웹을 통한 국가지질자원의 정보인프라의 제공 등 대국민 서비스 향상은 물론, 6T기술과의 접목기술도 적극개발 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운영도 선정, 평가, 관리 과정에서 공정하고 객관성을 증대시켜 과학적이고 선진적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원들이 최대 연구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연구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 홍보활동도 중요한 항목으로 박물관 운영을 개편, ‘보는 전시에서 체험전시’로 전환해 연구원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개방할 것이다.
2.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위한 연구원의 계획이 있다면?
지질·자원 및 지구과학에 대한 인식에 있어, 가급적 학문적 접근보다는 개념적 도식과 영상물을 통해 일반인들로 하여금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연구원이 보유한 국내 유일의 지질박물관을 통해 지구의 역사와 변천, 지구내부의 구조, 지하자원의 조사 및 탐사, 개발된 자원의 활용 및 소재의 부가가치, 자원의 재활용 등 에 관하여 지질·자원에 관한 일목요연한 이해의 장을 만들 것이다. 또한 각종 세미나와 교육행사, 체험의 장, 영상물 및 연구개발성과 등을 전시해 지구과학기술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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