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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돈 있어도 못 사게 막더니"…에르메스, 고객 집주소·평판 '뒷조사' 논란

사진=방송인 장영란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 영상 갈무리




돈이 있어도 아무나 살 수 없는 전략으로 유명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버킨백과 켈리백 구매 자격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주거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등 개인정보까지 조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패션 전문지 글리츠와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에르메스가 가방 구매 여부를 결정할 때 고객의 구매 이력이나 매장 충성도뿐 아니라 '에르메스에 어울리는 사람인가'라는 주관적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소비 능력을 넘어 고객의 생활 방식과 사회적 이미지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에르메스 판매 직원들은 구글 검색을 통해 고객의 주거지를 확인하고, 해당 지역이 에르메스를 들기에 충분한 명망을 갖췄는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SNS 계정에 접속해 게시물의 성격이나 온라인 평판을 살피고 매장 방문 시 고객의 말투·태도·매너·옷차림까지 관찰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구매력이 있느냐"보다 "에르메스의 세계관에 부합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널리스트 루이스 피사노는 글리츠에 "에르메스가 고객을 사실상 스토킹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직원들이 고객의 집 주소를 검색해 버킨이나 켈리백을 받을 자격이 있을 만큼 명망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판매 현장에서의 '위험 신호' 기준도 구체적으로 전했다. 한 에르메스 판매 직원은 글리츠를 통해 "짧은 기간에 가방을 여러 개 구매하거나 여러 부티크를 돌아다니면서 쇼핑하는 고객은 '위험 신호'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에르메스 모델을 착용한 고객은 '진성 고객'으로, 로고가 눈에 띄는 제품만 찾는 고객은 '기회주의자'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착용한 시계 역시 평가 요소로 거론됐다. 화려한 롤렉스는 과시적으로 보일 수 있어 감점 요인이 되지만 오데마 피게, 리차드 밀은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의 감시는 판매가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 글리츠에 따르면 에르메스 직원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모니터링하며 고객이 가방을 재판매하는지 여부를 추적한다. 재판매가 확인되면 해당 고객은 즉시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가방을 판매한 직원 역시 제재 대상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리츠는 이러한 구조가 가능했던 배경으로 '에르메스의 보상 체계'를 지목했다. 개인 성과급이 없고 매장 단위로 수당이 분배되지만 버킨·켈리 같은 '쿼터 백' 판매는 실적 지표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판매 확대보다 의도적인 공급 통제 구조가 설계돼 있다는 해석이다.

버킨백과 켈리백은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희소성 전략 아래 판매되는 제품이다. 가격은 약 1500만원에서 최대 2억6000만원이지만, 연간 공급량은 약 12만 개 수준으로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구매 대기 기간이 통상 2~3년에 달해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가방'으로 불린다.

구매 조건도 까다롭다. 업계에 따르면 액세서리·스카프·식기류 등 다른 제품을 꾸준히 구매해 5000만~1억원 상당의 이력을 쌓아야 점장의 판단 대상이 되고 이후에도 고객은 구매 여부만 선택할 수 있고 색상이나 세부 사양을 고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조건은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방송인 장영란이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을 통해 "매장에 가서 가방을 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당했다"며 "에르메스에서 옷이나 그릇을 사서 포인트를 쌓아야 가방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가방 구매 가능 연락을 받은 그는 "매장 안의 시크릿 장소에 들어가서 가방을 받았는데 색상과 사이즈를 모르고 주는 대로 받았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켈리백의 가격은 약 2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선별 시스템을 두고 일부 충성 고객들 사이에서는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글리츠는 "버킨백 구매 과정이 더 이상 '특권'이 아니라 끝없는 인내를 요구하는 시험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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