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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반도체 기반 대만 급성장의 이면…K자 양극화 심화"

'1월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

IT·비IT 및 가계소득 격차 뚜렷

대만 TSMC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대만 경제가 급성장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만도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반도체·비(非)반도체간 격차가 커지고, 수출 호조가 전체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1월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경제는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보다 8.2% 성장했다. 대만은 지난해 7%대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만은 우리나라와 일본보다 먼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지표의 이면에는 부문별 K자형 양극화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에 따르면 산업간에는 반도체∙비반도체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중요성이 커진 2024년 이후 최근까지 대만의 반도체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IT 제품전자부품·영상음향통신기기 수출은 2배 넘게 늘어났다. 반면 비IT제품은 정체되면서 생산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대만의 산업구조는 IT제조업 위주의 편중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체 가계의 소득 개선으로 충분히 이어지지도 않고 있다. 대만은 소수의 IT 대기업인 TSMC, 폭스콘, 미디어텍 등에 의해 반도체 산업이 주도되면서 기업 실적의 일부만이 노동소득으로 배분되는 특성을 보인다. 실제로 대만의 노동소득 분배율(GDP대비 피용자보수 비율)은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임금 수준도 낮은 편이다. 대만의 지난해 1~10월 노동자 월 평균 임금은 6만 4000 대만달러(한화 약 290만원)로 전년동기에 비해 4% 늘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420만원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대만 고용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IT제조업 이외의 부문은 부진을 지속하면서 전체 가계의 실질구매력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2024년 이후 대만은 수출이 40% 증가하는 동안 소비는 거의 늘지 못했다”며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출 비중은 75%로 급상승하고 민간소비 비중은 44%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실적 호조에 따른 임금 보상이 IT 기업간에도 편차가 크다. 이에 가계 소득분위별 소득격차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개선 정도가 더딘 상황이다.

한은은 “대만경제의 양극화 심화는 반도체에 편중된 산업구조 하에서, 반도체 경기 호조로 달성한 성장의 과실이 산업전반 및 가계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 반도체 산업에 치우친 성장과 낮은 노동소득 분배 등 구조적 문제로 대만 경제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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