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인 삼천당제약(000250)의 파트너사가 오리지널 개발사 리제네론을 상대로 특허 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최근 셀트리온(068270)이 독일에서 관련 특허 분쟁으로 제품 출시가 금지되는 등 아일리아를 둘러싼 특허 공방이 다시 불붙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프레제니우스 카비는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USPTO) 산하 특허심판원(PTAB)에 리제네론의 아일리아 865 특허에 대한 무효 심리를 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프레제니우스는 삼천당제약이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비젠프리(SCD411)’의 글로벌 파트너사로 미국과 프랑스, 중남미 6개국 등에서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 미국 출시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젠프리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동안 업계 일각에서는 삼천당제약의 비젠프리가 별도의 프리필드시린지(PFS) 제형 기술을 통해 아일리아 특허를 회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865 특허(예상 만료일은 2027년 6월)는 바이알이나 PFS 등 용기와 무관하게 조성 및 안정성과 관련된 특허다. 잠재돼 있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일리아는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치료제로 황반변성·황반부종·망막병증 등에 사용된다. 2024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95억 2300만 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미국 매출이 전체의 63%(60억 달러) 차지한다.
프레제니우스는 PTAB에 제출한 청구서에서 865 특허가 리제네론이 이미 포기한 ‘Dix 특허’를 기반으로 구현 가능한 기술인 만큼 신규성과 진보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Dix 특허는 애플리버셉트를 40mg/mL 농도로 포함할 수 있도록 한 제형 특허로 농도·버퍼·안정화제·산도 등이 범위로 규정돼 있다. 865 특허는 이 범위 내 특정 수치를 선별해 안정화한 조합이다.
프레제니우스가 제기한 요청이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마일란·포미콘·산도스 등 해외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유사한 논리로 865 특허에 도전했지만 미국 법원은 “Dix 특허 범위 내에서 고도의 안정성이 필연적으로 도출된다는 증거가 없다”며 특허 유효성을 인정해왔기 때문이다. 리제네론 역시 이번 청구에 대해 “기존에 반복적으로 제기된 동일한 주장”이라며 PTAB에 기각을 요청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결론이 난 특허로 심리 자체가 개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오리지널 개발사와 합의하지 않는 한 다른 개발사들처럼 특허 만료 시점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 중에는 셀트리온이 유일하게 리제네론과 합의해 올해 말부터 미국에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를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독일에서는 9일(현지 시간)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한 상태로 현재 특허 합의가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리제네론과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합의를 통한 조기 출시 방안도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암젠이 유일하게 특허를 회피해 2023년부터 ‘파블루’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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