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수출 효자’였던 섬유산업이 몰락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품목으로의 전환에도 실패하며 수출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섬유 수출액은 96억 81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104억 6300만 달러) 대비 7.5% 감소했다. 섬유 수출액이 100억 달러선을 밑돈 것은 1987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섬유는 오랫동안 대표적인 수출 역군 자리를 지켜왔다. 국내 산업 중 단일 업종 최초로 1987년 연간 수출액 100억 달러를 넘겼다. 이를 기념해 100억 달러 달성일인 11월 11일을 ‘섬유의 날’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섬유 수출액은 2000년대 들어 증감을 반복하다가 2022년부터는 완전히 감소세로 돌아서며 100억 달러를 겨우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섬유 수입액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면서 무역수지도 악화됐다. 2010년 97억 3900만 달러였던 섬유 수입액은 이듬해인 2011년 123억 3000만 달러로 1년 만에 26.6% 증가했고, 상승세를 거듭하며 지난해 187억 4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섬유는 2016년부터 줄곧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부터 중국 등 후발 국가와의 경쟁이 심화하며 수출이 감소하는데도, 업계가 해외 진출에만 힘을 쏟을 뿐 별다른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의류용 섬유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섬유 산업이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고부가가치의 첨단·친환경 산업용 섬유로 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에도 실패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1년 1467억 달러였던 글로벌 산업용 섬유 시장은 연평균 4.7% 성장하며 2027년에는 1922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23년 기준 글로벌 산업용 섬유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3%에 그쳤다. 친환경 섬유 시장에서의 비중도 2%로 낮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등의 공세로 국내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인력난이 고조된 가운데 생산기업들마저 대규모로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 섬유산업의 제조기반이 붕괴됐다"면서 “산업용 섬유를 키우려고는 하지만 기술 격차 등으로 인해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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