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현장에서 중국산 증강현실(AR) 글라스가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며 ‘메타 대항마’로서 입지를 굳혔다. 메타 레이밴이 선점한 시장에 로키드와 TCL이 압도적인 기기 성능과 40만 원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맹공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은 물론 패션까지 챙긴 이들 제품은 올해 스마트 글라스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 자리잡은 중국 AR 기업 부스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부스 앞에는 신제품을 체험하려는 줄이 전시장 복도를 가득 메웠고 제품을 써 본 관람객은 “믿을 수 없다”는 탄성을 터뜨리는 등 뜨거운 열기가 감지됐다.
로키드 부스는 ‘로키드 인공지능(AI) 글라스 스타일’을 써보려는 관람객들로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기자가 직접 착용해 보니 일반 선글라스와 다를 바 없는 두께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자신이 쓰고 있던 메타 레이밴을 가리키며 “이 제품보다 로키드 화질이 훨씬 선명하다”며 “4K 카메라로 찍은 결과물을 보니 당장이라도 기기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로키드 AI 글라스 스타일 가격은 299달러(약 42만 원)로 책정됐다. 12시간 지속되는 배터리와 4K 촬영 기능은 경쟁사 제품인 메타 레이밴(배터리 4시간·화질 12MP FHD급)을 압도한다. 로키드 관계자는 끊이지 않는 인파를 보며 “충전 케이스가 없어도 괜찮냐는 질문보다 언제 살 수 있냐는 질문이 더 많다”며 “일상용 안경으로 완벽하게 진화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TCL 자회사 레이네오 부스는 흡사 대형 게임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신제품 ‘레이네오 에어 4 프로’를 닌텐도 스위치 2에 연결해 게임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세계 최초로 HDR10을 지원하는 이 제품은 자체 칩셋으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다. 오디오 명가 뱅앤올룹슨과 협업한 사운드는 시끄러운 전시장 소음을 뚫고 귓가에 생생하게 꽂혔다. 체험을 마치고 나온 한 남성은 “안경을 썼는데 눈앞에 120인치 영화관이 생긴 기분”이라며 “화질과 사운드 모두 기대 이상”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무게는 76g으로 전작보다 가벼워졌다. TCL 측은 기술 과시보다 사용자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보고 듣는 즐거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하이센스 산하 브랜드 비다(Vidda) 부스에서는 가벼운 무게에 놀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현장에 전시된 ‘비다 G11’은 디스플레이를 덜어낸 AI 오디오 글라스다. 제품을 건네받은 관람객들은 30~40g대의 가벼움에 “장난감인 줄 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부스 직원은 “하루 종일 쓰고 있어도 코가 아프지 않은 것이 핵심”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연동한 실시간 번역 기능은 시끄러운 현장에서도 정확하게 작동했다. 함께 공개된 AR 글라스 프로토타입은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통해 ‘개인용 100인치 화면’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업계는 이번 CES를 기점으로 AR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관람객들은 로키드와 TCL 부스를 오가며 스펙과 착용감을 꼼꼼히 비교하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스펙은 올리고 가격은 낮추는 공세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현장의 뜨거운 반응을 보니 메타가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와 메타의 스마트글래스가 전시된 LVCC 웨스트홀의 퀄컴 ‘스마트홈’ 부스에 XR 기기의 실물을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퀄컴은 전시관에 퀄컴의 스냅드래곤AR 플랫폼들이 탑재된 스마트글래스들을 한 줄로 도열시켰다. 관람색들은 메타의 퀘스트3와 삼성전자의 갤럭시XR, 안티그래비티의 비전 고글스 등의 스마트글래스 제품의 디자인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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