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현지 증시 상장을 위한 사전 협의에 착수했다. 올해 1분기 안으로 ‘비공개 공시(initial confidential filing)’를 진행하고 연내 기업공개(IPO)를 완료하겠다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다만 높은 몸값 맞추기와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뱅크 투자자간 의견 조율 등 상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여전히 남아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1분기 내 증권신고서(F-1)를 제출하기 위해 JP모건·모건스탠리·UBS·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SEC와 사전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F-1 서류는 비공개 공시 방식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비공개 공시 이후 통상 상장까지 6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내 미국 증시 입성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한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공개 공시를 위한 서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공개 공시란 예비 상장 기업이 SEC에 비공개로 재무 정보 등을 제공하는 절차로 국내과 달리 상장예비심사가 없는 미국에서 IPO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여겨진다. 이를 통해 제출한 서류를 SEC가 검토하고 수정·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짚어주면 이에 맞춰 예비 상장 기업이 내용을 보완한 후 다시 송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신흥 성장 기업(EGC)의 재무 정보가 초반부터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첫 번째 공시를 미공개로 진행하며 쿠팡도 이런 과정을 거쳐 2021년 미국 나스닥에 입성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IPO 준비 과정에서 비교 기업으로 카자흐스탄 핀테크 기업인 ‘카스피(Kaspi)’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피는 e커머스와 결제 플랫폼이 합쳐진 기업으로 온라인 결제, 전자상거래, 디지털 뱅킹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국에서 먼저 IPO를 진행한 후 2024년 나스닥에 상장됐으며 6일(현지 시간) 기준 시가총액은 158억 달러(한화 약 22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여러 금융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매출이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나스닥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가장 적절한 비교군이라는 평가다.
다만 비바리퍼블리카가 20조 원이 넘는 몸값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24년에서야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밸류에이션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수익 1조 9248억 원, 영업이익 2425억 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수익이 2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몸값 10조 원이 적정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비바리퍼플리카가 10조 원 중반을 밸류에이션 목표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미국 상장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쟁점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가장 떠오르는 문제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뱅크 투자자간 조율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과거 투자 유치 당시 지주회사격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주력계열사인 토스뱅크로 각각 나눠 투자자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는 보통주 기준 비바리퍼블리카(26.05%), 이랜드월드(9.95%), 하나은행(9.23%), 한국투자캐피털(8.96%) 등이 주주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승건 대표 외에 알토스코리아(8.53%)와 굿워터캐피털(5.36%)이 주요 주주다.
투자자가 갈린 이유는 토스뱅크가 2020년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할 때 정책방향에 따라 산업자본인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 지분을 최대 34%만 취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 투자자 역시 토스뱅크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했고, 이번 상장 대상은 비바리퍼블리카여서 기존 토스뱅크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방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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