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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S 관점포인트는 피지컬 AI…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이 온다"

◆혁신상 스타트업 합동 인터뷰

스튜디오랩·네이션에이·뉴로티엑스

촬영 로봇부터 의료기기까지 AI 접목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무대서 상 타내

"혁신상은 사업 끝 아닌 중간포인트

기술 의존 벗어나 사업력도 다져야"

김동주(왼쪽부터) 뉴로티엑스 대표, 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진행한 CES 2026 혁신상 수상 스타트업 대표 합동 인터뷰에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올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관심은 피지컬 AI에 몰려있습니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넘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피지컬 AI 산업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발전할지 기대되는 한 해입니다.”

인공지능(AI) 열풍 한가운데 열린 CES 2026에서 한국 기업들의 독창적인 AI 기술이 전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CES 주최 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6의 AI 부문 혁신상 수상 기업은 총 37곳. 이 중 26곳이 한국 기업이다. 한국 다음으로 AI 부문 혁신상을 많이 탄 미국 기업 수가 5개, 중국 기업 수가 3개에 그친 점을 비교하면 한국 기업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올해 중소 벤처·스타트업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AI 부문 혁신상을 받은 26개 한국 기업 중 두산로보틱스, 웅진씽크빅, 세라젬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었다. 본지는 CES 2026 개막 직전인 이달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올해 CES 혁신상을 들어 올린 스타트업 3곳의 대표들과 만나 수상 비결과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AI 시장 진출 방향에 관해 물었다.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만난 세 창업가는 기업 제품 촬영 로봇, 3D 모션 제작 플랫폼, 의료 기기 등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면서도 AI를 접목해 AI와 이종산업 기술의 결합을 직관적으로 구현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시작해 독립 법인을 꾸린 스튜디오랩은 AI 촬영 시스템이 탑재된 로봇 젠시 PB로 CES 2026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젠시 PB는 유통업에 최적화된 로봇으로 제품, 모델, 주변 배경 등을 인식해 AI가 제품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한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과 영상을 스튜디오랩의 다른 AI 솔루션 젠시에 연동하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도 제품 상세페이지가 만들어진다. MLB와 디스커버리 등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객사도 증가하는 중이다.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는 “젠시 PB의 기능은 단순 촬영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연출이 가미된 콘텐츠를 생성한다는 점이 다른 촬영 로봇과 차별화 포인트”이라고 말했다.

2022년 설립된 네이션에이는 AI 기반 3D 모션 콘텐츠 생성 플랫폼 뉴로이드로 올해 CES 최고혁신상 1개와 혁신상 2개를 거머쥐었다. 이전까지 3D 모션 그래픽 제작은 전문 디자이너의 고유 영역으로 분류됐는데 네이션에이의 뉴로이드는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끔 서비스를 설계해 3D 모션 제작의 문턱을 낮췄다고 평가받는다. 뉴로이드 사용자는 미국에서만 100만 명에 달한다. 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는 “콘텐츠 제작, 편집, 결과물 상용화 등 3D 모션 관련 전 공정의 접근성을 낮춰 일반인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고려대 뇌공학 교수 출신 김동주 대표가 창업한 뉴로티엑스는 수면 개선 기기 윌슬립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 혁신상을 타냈다. 뉴로티엑스 출범 후 처음으로 받은 CES 혁신상이기도 하다. 윌슬립은 성인 남성 주먹보다 작은 크기의 불면증 개선 유도 기기다. 기기를 목에 부착하고 저강도·비침습 전기자극을 가해 수면 개선 효과를 유도한다. 신체에 붙은 기기가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감지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개인 건강 상태에 맞춰 전기자극을 개량하는 점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윌슬립은 향정신성 의약품 복용 없이 수면 치료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날 모인 세 창업가들은 올해 가장 주목하는 IT 업계 트렌드로 피지컬 AI를 꼽았다. 피지컬 AI란 로봇, 자율주행처럼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구현되는 AI를 뜻한다. 유 대표는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피지컬 AI 시대를 선언한 후 올해부터 다양한 공간 정보를 습득하고 움직임을 구현하는 AI가 쏟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 대표의 말을 이어받은 강 대표는 “2025년이 피지컬 AI 기술을 다듬는 해였다면 2026년은 각 산업 부문별로 구체적이고 예리한 수준의 결과물이 나오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 역시 “올해는 사용자 개인에 더욱 정밀하게 맞춘 AI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각종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고성능 하드웨어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뉴로티엑스 대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다만 국내 스타트업이 CES에서 혁신상을 휩쓰는 현상과 별개로 글로벌 시장 내 스타트업의 미약한 존재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초기 스타트업이 자본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동안 한국 스타트업은 기술력을 다져놓고도 해외 기업들과 경쟁에서 밀린다는 평가가 받곤 한다. 혁신상까지 받은 기술이 글로벌 표준 기술로 자리잡지 못한다는 점도 꾸준히 아쉬운 대목으로 거론된다.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 과제를 묻자 세 대표는 저마다 다른 견해를 밝혔다.

김 대표는 전반적인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해외에 나가기 전 국내에서 먼저 기초 체력을 길러야 하는데 기술 혁신 속도와 비교해 국내 규제 개편 속도는 뒤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집약체인 실물 제품이 시장에 풀려 매출을 내야 기업 성장의 동력이 생긴다"며 "스타트업의 국내 사업 기회를 보장하도록 규제 환경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와 유 대표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표준 도약 가능성에 “하루아침에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두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표준 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 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 대표는 “클로 등 한국 스타트업 중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춘 곳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기업을 고객사로 받아들이면서 관련 업계 내 기술 채택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며 “대기업과 협업을 모색하는 사업 전략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유 대표는 “CES 혁신상 수상을 사업의 마무리 지점이 아니라 중간 체크포인트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기술력 점수를 매긴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다음 사업 성장을 위한 단계를 부지런히 밟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유 대표는 "시장에서 표준이 되기 위해선 파트너사 구축, 데이터 분석, 고객 관리 등을 모두 포함한 전방위적인 사업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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