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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국인 관광객 700만명 기대된다는데 [김광수의 중알중알]

中, 일본여행 자제령 반사 이익 효과

2019년 602만명 넘어 사상 최대 기대

중국인 대상 바가지 상술 등 사라져야

중일관계 개선되면 언제든 감소할 수도

13일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관광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사실상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여행 금지령에 가까운 경고를 내린 만큼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중인데요. 한국 관광업계에선 일본을 찾으려던 중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대안으로 한국을 선택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내년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인 7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중일관계가 단기간에 회복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을 대신하는 반사이익만을 기대해서는 언제 어떻게 상황은 바뀔지 모릅니다. 그런만큼 개선되고 있는 한중관계의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중일관계와 상관없이 중국인 관광객을 늘리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일본 교도통신은 25일 중국 현지 여행업계를 인용해 중국이 자국 여행사에 내년 3월까지 일본행 비자 신청 건수를 종전의 60% 수준으로 감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일본으로의 여행, 유학을 자제하라는 권고에 맞춰 지난달 말에 내려진 지침이 이달 말에서 내년 3월까지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단체 여행객들은 물론 전체의 8~9%를 차지하는 개인 여행객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격화하며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20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점에서 중국인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일본은 중국에서 최근 수 년간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중일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치안 불안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는데요. 항공사들도 이에 동조해 일본 항공편을 예약한 여행객들에게 무료 취소를 허용했고, 단체 관광객들은 대부분 일본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소수의 개인 여행객들이 예정대로 일본 여행에 나섰지만 신규 예약은 크게 줄었죠.

중국의 여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연말연시 일본행을 취소한 관광객들이 대안으로 삼은 곳은 태국, 베트남 등의 동남아 지역이 많다고 합니다. 일부는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한국도 지난 9월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를 허용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선 연말까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550만명선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그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내년 1~2월 주요 여행 플랫폼에서 일본이 해외 인기 여행지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고 합니다.



일본행 항공편이 대거 취소된 영향도 큽니다. 중국 항공편 관리 플랫폼 항반관자에 따르면 내년 1월 중국 본토발 일본행 항공편 2195편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취소율은 40.4%에 달합니다. 특히 12월 23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2주간 예정된 46개 중일 항공 노선은 모두 취소됐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중국 최대 연휴인 춘제(음력 설) 연휴를 전후로 중국인의 한국 여행이 크게 늘어날 조짐이라고 합니다. 이미 한국행 항공편과 호텔 등의 예약이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벌써부터 국내 관광업계는 기대에 부풀고 있습니다. 중국인 방문객이 사상 최대였던 2019년(602만명)을 넘어 내년에 7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사드 사태를 거치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중관계 악화 등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크게 줄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점차 회복되는 추세입니다.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트렌드 자체가 확 달라진 것도 특징인데요. 과거에는 단체 여행객들이 면세점을 돌며 쇼핑 위주로 찾던 것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주요 핫플을 직접 찾아다니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K팝을 좋아하는 젊은층은 중국에선 끊긴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고, K푸드의 매력에 빠져 맛집 투어를 하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성형수술을 비롯해 미용, 시술 등의 K뷰티 관광도 인기라고 하죠. 직접 한국의 관광 루트를 만들어 관광하다 보니 중국인 대상 가이드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단체가 19일 오후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반중 집회를 벌이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명동거리로 향하는 길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련 분야의 경기도 살아나고, 일자리도 많이 회복됐는데요. 수요가 늘다보니 과거의 폐해도 다시 늘어날 조짐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바가지 상술, 나아가 이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는 최근 들어 한국 여행 정보는 물론 이런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글도 올라오곤 하는데요. 지금은 악화된 중일관계의 덕을 어느 정도 보고 있지만 이런 것들이 쌓여서는 좋을 게 없습니다. 여전히 한국에선 반중·혐중 시위도 이어지고 있어서 중국인들의 불안감도 적지 않죠.

지금 중국인 대상 한국의 관광업계는 최대 호황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물 들어올 때 노 젓으라’고 하지만 오히려 눈 앞에 이익에만 혈안이 됐다가는 최대 고객을 내쫓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태도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당장 2년 전만 해도 중국은 일본에는 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도 한국에는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으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보복 조치를 이어갔습니다. 언제 중일관계가 회복돼 중국인의 일본 여행이 재개될지 모르고, 그렇게 될 경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호구로 삼아 그들에게 더 이상 한국이 찾기 싫은 국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김광수 특파원의 ‘중알중알’은 ‘중국을 알고 싶어? 중국을 알려줄게!’의 줄임말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뉴스의 배경과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특성을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구독을 하시면 유익한 중국 정보를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내년 중국인 관광객 700만명 기대된다는데 [김광수의 중알중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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