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금융회사가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금액이 올해보다 2000억 원가량 늘어난다. 교육세와 정책금융기관 법정출연금 부담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출 가산금리에 법정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은행법까지 개정되면서 내년도 은행권의 비용 부담이 3조 8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의 서금원 출연 금액을 늘리는 것을 뼈대로 하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24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에 0.06%씩 붙던 서금원 공통출연요율을 0.1%로 0.04%포인트 올려 잡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상호금융을 포함한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에 붙던 공통출연요율은 0.045%로 동결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전 금융권의 서금원 출연 금액은 기존의 4348억 원에서 6321억 원으로 1973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은행권의 출연액이 1345억 원 확대돼 연간 381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0.7% 수준이었던 은행권 당기순이익 대비 서금원 출연금 비중은 1.6%가량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이 서금원 출연요율을 높인 이유는 서민 금융 지원 확대다. 정부는 내년도 햇살론 특례보증 상품 금리를 기존 15.9%에서 9.9~12.5%로 낮출 계획이다. 은행권 부담을 늘려 서민 금융 상품의 금리를 내린 셈이다. 금융위는 “정책 서민 금융 상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금리 수준 인하를 위해서는 추가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 비용 완화와 정책 재원 확보 목적으로 은행권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산금리에 각종 법정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한 은행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여당에서는 서민층의 금융 부담 경감을 이유로 개정안을 추진해왔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개정안으로 약 3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특히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및 지역신용보증재단을 비롯한 각종 정책보증기관에 납부하는 출연금의 50% 이상을 법정 비용에 전가하지 못하도록 해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내 은행권이 신보·기보·지신보에 낸 법정출연금은 전년보다 13.3% 증가한 2조 3209억 원에 달했다. 이들 세 기관에 내는 법정출연금은 각 은행의 기업 운전자금 대출액에 비례해 확대되는 만큼 올해에는 법정출연금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세 인상도 부담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수익이 1조 원이 넘는 금융사에 물리는 교육세율을 0.5%에서 1%로 올릴 계획이다. 이에 국내 은행의 교육세 부담은 올해보다 7000억 원 늘어난 1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세 인상(7000억 원)과 서금원 출연 확대(1345억 원) 및 은행법 개정안(3조 원)에 따른 영향만 합치더라도 내년 은행권이 새로 져야 하는 부담이 약 3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이 약 19조 2000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은행권이 연간 순익의 약 20%만큼 추가 부담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이 같은 비용 부담을 순이익을 통해 상쇄해야 할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vit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