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철마다 패딩 충전재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패션업계와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아웃도어가 전개하는 노스페이스는 최근 일부 패딩 제품의 충전재 정보가 실제와 다르게 기재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측은 이달 초 다운 제품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3개 제품에서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가 발견됐다고 공지했다.
노스페이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 정보가 잘못 안내된 기간에 해당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환불 절차를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한 소비자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노스페이스 ‘1996 레트로 눕시 자켓’을 구매한 고객 문의를 접수한 뒤 해당 제품의 충전재 혼용률이 실제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해당 상품은 재활용 다운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충전재 정보를 ‘우모(거위) 솜털 80%·깃털 20%’로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노스페이스는 문제를 인지하고 전수 점검에 나섰고 그 결과 다른 제품들에서도 유사한 오기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제품별로 오기재가 이어진 기간도 제각각이었다. 일부 제품은 열흘 남짓에 그쳤지만 ‘1996 눕시 에어 다운 자켓’의 경우 2023년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약 2년간 잘못된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이 같은 충전재 표기 문제를 소비자 기만 행위로 보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향후 집단 분쟁조정이나 법적 대응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소비자연맹은 특정 브랜드의 문제를 넘어 겨울철 다운 제품 시장 전반에서 충전재 표시 관리와 검증 체계가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랜드와 판매 플랫폼 간 상품 정보 관리 책임이 불분명한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공정위에 대해 “다운·패딩 제품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로 올겨울 노스페이스 외에도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 충전재 오기재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패션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구스 다운 24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5개 제품은 거위털 기준(80%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 또 2개 제품은 거위털 사용을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오리털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신세계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 역시 지난달 프론트로우 브랜드의 한 구스 다운 제품에서 거위털 비율이 기준에 미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발적 환불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이번 겨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4~2025년 겨울 시즌에도 일부 브랜드 패딩 제품에서 충전재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실제로 구스 다운이라고 안내된 제품 안에서 솜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상담 사례도 접수됐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해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구조적인 관리 부실 때문”이라며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에 대해 실질적인 처벌이 뒤따라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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