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이거나 만성질환, 정신질환, 알코올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일수록 고독사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연구팀은 경찰청 과학수사센터(KCSI) 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 결과를 대한의학회 국제 학술지에 최근 게재했다고 이달 7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1년 국내에서 고독사로 분류된 사망자 3122명과 성별·연령대를 맞춘 일반인 대조군 9493명을 비교해 특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고독사 집단의 절반 이상은 최저 소득분위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 집단에서 최저 소득층 비율은 54.5%에 달했으며 일반 대조군에서는 19.2%에 그쳤다.
의료급여 수급자 비율 역시 고독사 집단에서 30.8%로 집계돼 일반 대조군(4.0%)과 큰 격차를 보였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사회적·의료적 보호망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고독사 상대적 위험도는 고소득층에 비해 14.2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여러 위험 요인 가운데에서도 소득 수준이 고독사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건강 상태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고독사 집단 가운데 14.5%는 두 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다중 질환자였으며, 일반 대조군에서는 같은 기준의 비율이 8.6%에 머물렀다. 찰슨 동반질환 지수는 질환의 수와 중증도를 반영하는 지표다.
정신질환과 알코올 관련 질환 역시 고독사와 강하게 연결됐다. 조현병이나 우울증 등 기분 장애를 가진 비율은 고독사 집단에서 32.7%로 일반 대조군(13.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알코올 관련 정신 장애의 경우 고독사 집단에서는 19.6%에 달했지만 대조군에서는 1.5%에 불과했다. 알코올성 간질환 역시 고독사 집단(22.1%)이 일반 대조군(4.2%)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함께 고독사 집단은 사망 이전 외래 진료, 입원, 응급실 방문 등 의료기관 이용 빈도가 전반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접촉은 있었지만 지속적인 돌봄과 사회적 연결로 이어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단순 통계 비교를 넘어 일반인 대조군과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고독사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고독사 예방 정책과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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