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인데…면세점 매출 ‘10년 전'으로, 왜

중국인 관광객들이 신세계면세점에서 복(福) 글자를 새긴 친환경 '포춘백'을 들고 쇼핑을 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지만,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73억달러(약 10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한 수치다. 연말 성수기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연간 시장 규모는 2015년(약 81억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면세점은 상품을 판매해 외화를 직접 벌어들이는 ‘수출산업’으로 분류된다. 2019년에는 연간 2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서비스수지 적자를 방어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관광 시장이 회복됐음에도 외화 획득 능력은 오히려 크게 약화된 상태다.

실제 관광객 수와 매출 흐름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58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2019년 기록한 사상 최대 방문객 수(약 1750만 명)를 넘어 사상 처음 1900만 명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 같은 ‘비동조화’ 현상의 배경에는 외국인 소비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과거 면세점 매출을 견인하던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과 단체관광객이 줄어들고, 개별 여행객 비중이 크게 늘면서 소비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외래 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이 주요 쇼핑 장소로 거리 상점을 꼽은 비율은 49.6%에 달했다. 반면 공항 면세점 이용률은 14.2%로, 2019년(33.5%)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고가 명품을 구매하기보다 CJ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이른바 ‘올다무’로 불리는 거리 상점에서 가성비 높은 제품을 소비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결과다.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자 대기업 면세점들도 잇따라 사업 축소에 나섰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을 조기 반납했다.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만 각각 1900억원 이상에 달하지만, 대규모 적자를 감당하는 것보다 철수가 낫다는 판단에서다.

시내 면세점 역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점 규모를 축소했고, 현대면세점은 동대문점을 폐점한 데 이어 무역센터점도 축소 운영 중이다. 구매력이 낮은 관광객만 늘어나면서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면세점 5곳은 지난해에만 3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면세점, #롯데, #신라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