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이 국내 유일의 웨이퍼 생산 기업인 SK(034730)실트론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SK실트론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두산그룹은 반도체 소재부터 후공정 테스트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을 강화하게 된다.
SK는 17일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두산그룹을 최종 선정하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두산그룹의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업계에서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를 부채를 포함해 약 4조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매각 대상인 지분 70.6%를 기준으로 할 경우 거래 규모는 1조 5000억~2조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은 반도체 산업을 주력으로 키우려 하고 있고 SK그룹은 인공지능(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을 위해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수로까지 이어질 경우 두산그룹은 동박적층판(CCL)을 공급하는 두산 전자BG,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테스나라는 자회사를 둬 전·후공정을 포함하는 반도체 사업 밸류체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두산그룹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 업체 세미파이브와의 관계까지 고려하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계를 리딩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두산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 전 SK실트론 구미 공장 등을 상대로 예비 실사를 진행했으며 향후 본실사를 거쳐 인수 가격과 조건 등을 최종 조율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실트론은 SK그룹에 속해 있어 마이크론 등 해외 경쟁사들에 웨이퍼를 공급하는 것이 껄끄러울 수 있었다”며 “두산이 SK실트론을 인수하게 되면 이런 제한이 사라져 성장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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