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체 인공지능(AI) 칩을 내놓으며 엔비디아 아성 흔들기에 나선 가운데 엔비디아가 최신 AI 모델을 무료로 배포하며 고객 붙잡기에 힘쓰고 있다. 오픈AI는 구글에서 인수합병(M&A)을 책임졌던 임원을 영입했다. ‘AI 모델 선두 주자’ 오픈AI와 ‘AI 칩 최강자’ 엔비디아가 구글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15일(현지 시간) 오픈소스(개방형)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네모트론3 나노’를 출시했다. AI 학습 모델 LLM의 일종인 네모트론은 엔비디아가 AI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추론·학습·연산 프로그램이다. 엔비디아는 네모트론3 나노가 직전 모델과 비교해 처리 능력이 4배 개선됐다면서 오픈소스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개발 과정에서 오픈소스 강화학습(RL) 소프트웨어인 ‘언슬로스(Unsloth)’와 블랙웰과 같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이 활용되는데 네모트론은 AI 모델을 미세하게 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LLM을 무료로 배포하면 그만큼 기업과 개발자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엔비디아는 이날 오픈소스 AI 컴퓨팅 작업량 관리 도구 ‘슬럼(Slurm)’ 개발사인 스케드MD 인수 소식도 알렸다. 슬럼은 수천 개의 AI 칩에 작업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도구로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시스템 중 절반 이상이 사용한다. 엔비디아는 인수 후에도 슬럼을 오픈소스로 유지한다. 갈수록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최신 LLM을 무료 배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단적으로 메타는 2023년 2월 처음으로 고성능 오픈소스 LLM 모델인 ‘라마’를 선보였으나 후속 모델인 ‘갈릭’은 폐쇄형으로 전환한다.
구글이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를 내놓는 등 엔비디아 견제에 나서자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전략으로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딥시크·알리바바·문샷AI 등 중국 빅테크들이 LLM을 무료로 풀면서 물량 공세를 펼치는 상황도 엔비디아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오픈AI·구글·앤스로픽이 자체 칩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라며 “기업들이 엔비디아 기술로부터 벗어나지 않도록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챗GPT로 생성형 AI 시장을 이끄는 오픈AI 역시 구글에서 14년간 기업 개발을 맡았던 핵심 인사를 끌어들이며 선두 지키기에 나섰다. 디인포메이션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구글 클라우드·딥마인드의 기업 개발을 총괄한 앨버트 리 수석이사를 영입해 부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리 부사장은 보안 기업 맨디언트와 데이터 분석 플랫폼 루커를 인수해 구글 클라우드 기반을 강화하고 딥마인드 부문에서도 스타트업 인수와 인재 확보를 지휘했다. 리 부사장은 오픈AI에서도 유망 기업을 인수해 플랫폼을 키우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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