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강준구 화학물리학과 교수팀과 정소희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반도체나노결정(콜로이드 양자점) 소재의 합성 반응 경로를 시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기술은 AI가 실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화학 반응 흐름을 분석해 지하철 노선도처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만든 혁신적인 성과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센서 소재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콜로이드 양자점은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크기에 따라 흡수·발광 색과 세기가 정밀하게 조절되는 차세대 나노 소재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기업들이 차세대 퀀텀닷 발광 재료로 주목하는 등 고색재현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적외선 카메라·센서 분야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각 나노결정이 어떤 단계를 거쳐 생성되는지 규명하는 일은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제한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자가 일종의 추리에 가까운 방식으로 반응 경로를 추정해야 했다. 또한 데이터 부족이나 복잡한 반응 특성으로 인해 정확한 해석에 한계가 존재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최신 자연어 처리 기술로 알려진 트랜스포머 기반 AI와 위상수학적 데이터 분석 기법을 결합했다. AI가 불완전한 데이터를 스스로 보완해 전체 반응 흐름을 정교하게 재구성할 수 있으며 서로 다른 데이터 간의 구조적 연결 관계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연구팀이 차세대 적외선용 반도체 소재인 InAs(인듐 비소) 나노결정 합성 연구에 적용한 결과 기존에는 하나라고 여겨졌던 성장 경로가 실제로는 여러 갈래로 나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사람이 관찰하기 어려운 화학 반응의 숨겨진 경로를 찾아내는 보이지 않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과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HUB)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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