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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혼란 야기 책임 통감"… 평가원장 결국 사임

◆꺼지지 않는 불수능 여파

영어 1등급 3.1%, 수시 탈락 속출

난이도 조절 실패 이유로는 최초 사임

대통령실·정부 압박에 부담 느낀 듯

서울교육감은 "2040년 수능 폐지해야"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연합뉴스




2026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출제를 총괄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전격 사임했다.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로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미충족 학생이 속출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자 이에 대해 책임을 진 것이다. 이번 수능 지원자 수가 최근 7년새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수시 탈락자 대거 발생으로 ‘불수능’ 여파는 대입 일정이 마무리 되는 내년 초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오승걸 원장이 사임했다고 10일 밝혔다. 오 원장은 2026학년도 수능 출제와 관련해 “영어 영역의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평가원장직에서 물러났다.

2023년 8월 취임한 오 원장은 2년 4개월 만에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불명예스럽게 낙마하게 됐다. 오 원장 전임인 이규민 평가원장 또한 2023년 6월 수능 모의평가의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논란에 휩싸여 물러났다는 점에서 평가원장 2명이 잇따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한 셈이다. 다만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이유로 평가원장이 사퇴한 것은 이번이 최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능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영역은 영어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4% 내에 들면 1등급을 받는 상대평가 과목과 비교해도 1등급 비율이 낮아 출제를 담당한 평가원에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가장 많은 이의 신청이 제기된 영어 24번 문항은 지문 원저자가 시험 문제 자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접수된 수능 이의신청 건수도 675건으로 지난해(342건)의 2배 수준에 달했다.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책임론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정부 차원의 압박도 상당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달 중 수능 출제·검토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시행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또한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청한 바 있다.

일각에선 수능 영어 평가 방식을 아예 상대평가 형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1등급 비율이 너무 낮게 나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어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33학년도 대입에서는 내신과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2040학년도 대입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 입시와 관련된 부작용이 계속 제기되자 아예 ‘수능폐지’라는 급진적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계에서는 “교육청이 대입 제도 개편 권한이 없는데다 제안 정책 또한 실현 불가능한 ‘이상론’에 가깝다”며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둔 ‘이슈몰이’성 주장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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