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17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저탄소 원료 고도화에 2032년까지 1700억 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제철은 이번 투자를 통해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 설비를 새로 도입한다. 포항공장과 당진제철소에는 철스크랩 선별 라인을 구축한다.
슈레더는 폐자동차·가전제품·폐건설자재 등에서 회수된 철스크랩을 고속 회전하는 해머로 파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설비다. 슈레더로 가공된 철스크랩은 철 함유량 및 균질도가 높은 고급 철스크랩인 ‘슈레디드 스크랩’으로 불린다.
현대제철은 220억 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 지역에 슈레더를 비롯해 ‘파쇄-선별-정제’로 이어지는 원료 고도화 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 운영사를 통해 노폐 스크랩을 고급 철스크랩으로 가공하는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운영한 뒤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추가적인 슈레더 및 정제 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경기 안성시를 중심으로 도입되는 원료 고도화 설비는 고속해머 파쇄설비, 비철·비자성 분리장치, 분진 집진시스템, 품질 검사 및 이송 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2027년 상반기 착공한 이후 2028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일반적인 철스크랩을 고품질 철스크랩으로 가공하는 기술 개발에도 돌입한다. 노폐스크랩은 수명이 다한 제품에서 나온 철스크랩으로 유형에 따라 중량·경량 등의 등급이 매겨진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포항공장에 철스크랩 선별·정제 파일럿 설비를 도입하고 내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내년까지 국책과제를 신청해 연구 범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철스크랩은 고로보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발생량이 4분의 1 수준인 전기로 시스템의 핵심 원료다. 이에 철강 업계에서는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고급 철스크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은 철스크랩 자급률이 80~90%에 불과해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금속제품의 생산·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급 철스크랩인 생철 확보를 비롯해 노폐 스크랩을 가공해 품질을 높여 고급 철스크랩의 부족문을 대체하는 원료 고급화 전략을 펼쳐오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를 위한 스크랩 가공 효율화 및 고품질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협력사와의 상생 모델을 통한 탄소중립 체제 전환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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