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올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자리를 되찾을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폭증과 함께 범용(레거시) 메모리 가격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며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1위 탈환이 유력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4분기 18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만 약 15조 1000억 원이다. 전 분기보다 166% 급증하고 지난해 동기 대비 422%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SK하이닉스(000660)에 33년 만에 D램 1위를 내줬다. 2분기에는 전체 메모리 시장 1위까지 뺏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AI 인프라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놓친 영향이 컸다. HBM 사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SK하이닉스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을 SK하이닉스 33.2% 삼성전자 32.6%로 집계했다. 2분기 6%포인트였던 격차가 0.6%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4분기에는 이 흐름이 가속화돼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수익성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구형 제품 공급이 줄며 가격이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1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5.7% 오른 8.1달러를 기록했다. 8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2018년 9월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올 3월 1.35달러였던 가격이 8개월 만에 6배 가까이 치솟았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45~5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 중 생산능력(CAPA)이 가장 크고 매출 내 범용 D램 비중이 높아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범용 D램 가격 급등으로 삼성전자 D램 부문 영업이익률이 53%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 기준 삼성전자의 월간 D램 생산량을 65만 장(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추산한다. 그 뒤로 SK하이닉스(45만 장)와 마이크론(30만 장) 순이다.
마이크론의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 철수 계획도 호재다. 마이크론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채우며 반사이익과 수익성 제고가 기대된다. 낸드플래시 역시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증가로 4분기 가격이 20~25%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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