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고환율 여파가 누적되며 시차를 두고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평균 1.9%로 집계됐다. 10월 말 1.8%에서 한 달 만에 0.1%포인트 높아졌다.
바클레이즈와 골드만삭스는 기존 1.8%에서 1.9%로, 씨티는 1.7%에서 1.8%로 전망치를 상향했다. 노무라는 1.9%에서 2.1%로, JP모건은 1.3%에서 1.4%로 각각 수정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1.8%), HSBC(2.0%), UBS(1.9%)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올해 연간 물가 전망도 일제히 올라갔다. IB들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월 말 평균 2.0%에서 11월 말 2.1%로 0.1%포인트 높였다. 바클레이즈, 씨티, JP모건, 노무라, UBS 등 5개 기관은 2.0%에서 2.1%로 조정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1.9%에서 2.0%로 상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9%, HSBC는 2.2%를 유지했다.
이번 전망치 조정의 배경에는 환율 상승이 있다. 환율이 오르면 석유류·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이 뛰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공식품·외식 물가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에 내수 회복세로 수요 측 압력이 커진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27일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을 각각 2.0%→2.1%, 1.9%→2.1%로 일제히 상향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고환율로 인해 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 2일 내부 회의에서 “높아진 환율이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데이터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상승했다고 2일 발표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1.7%에서 9월 2.1%, 10월 2.4%로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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