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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2·3 비상계엄’ 1년…국민 통합과 미래 성장의 길로 가야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방송사들의 중계 부스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고 꼭 1년이 흘렀다. 초겨울 한밤중에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의 항거는 군홧발에 훼손된 헌정 질서를 가까스로 복원시켰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파면에 이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법 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정치권은 ‘내란 프레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 갈등을 재생산하며 국정을 정쟁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안타깝다.

계엄 당시 집권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불법적 계엄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대안 정당으로서의 야당 역할은 내팽개치고 일부 강성 지지층에만 기댄 채 사실상 ‘윤 어게인’ 구호만 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계엄 후 집권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청산’ 깃발을 들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신설 등을 위한 입법 추진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군사 쿠데타 등 국가 폭력 범죄는 나치 전범처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불법행위에 대한 엄단은 당연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은 여당이 추진 중인 내란 관련 입법과 2차 특검, 내란·외환죄 처벌 강화 등과 맞물려 ‘내란 우려먹기’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우리가 나아갈 길은 국민 통합과 미래 성장에 있다. 더욱이 지금은 나라 안팎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잠재성장률은 1%대에 갇힐 만큼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고환율과 고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불안, 미국과의 원자력협정·핵잠수함 추진, 관세 협상 등 굵직한 국익 현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과도한 내란 몰이로 국론을 사분오열시키기보다 계엄 사태로 훼손된 투자 심리를 회복하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고환율·저성장의 질곡을 해소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이 제시한 6대 구조 개혁(규제·금융·공공·연금·노동·교육)을 강하게 추진해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정쟁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과 국민 통합을 위해 합심해야 비로소 계엄 1년의 의미도 바로 설 수 있다. 특히 여당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적폐 청산에 매달리다 개혁 동력을 잃은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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