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 6월 시작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2년 6개월 만인 12월 1일(현지 시간)부로 종료한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고점 우려 등 악재에 억눌렸던 투자심리가 양적긴축 종료에 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크게 개선돼 연말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12월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관세 여파에 따른 고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29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연준은 12월 1일 양적긴축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은행 시스템의 예치금(준비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대차대조표 확대)는 그 반대 개념이다. 연준은 2022년 6월 당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던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양적긴축에 돌입해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을 거둬왔는데 12월 1일부터는 이 같은 작업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양적긴축 과정에서 2022년 4월 8조 9655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이달 26일 6조 5524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일 양적긴축 종료를 맞아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주최하는 대담에서 관련 연설을 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양적긴축 종료로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연말 글로벌 증시의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최근 좀체 반등하지 못하는 가상자산 시장에도 일부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지난달 6일 12만 600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29일 현재 9만 달러 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고점에 비하면 3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월가는 다만 연준이 양적긴축을 종료하더라도 금리를 동결할 경우 유동성 증가 효과가 희석될 위험이 있기에 12월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주시하는 분위기다. 양적긴축 종료의 경우 연준의 시중 유동성 흡수 중단 효과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금리 변동은 시차를 두고 대출 비용 등에 반영된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로 행정부의 공식 물가 지표가 잇따라 지연·취소된 상태에서 연준 인사들이 장·단기 동반 통화 완화 정책을 두고 물가 상승 자극을 우려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AI 거품론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점도 유동성 공급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최근 공개된 10월 FOMC 회의 의사록에서도 금리 인하보다는 ‘유지’ 의견을 밝힌 연준 인사들의 수가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록에 “많은(many) 참석자들은 각자의 경제 전망에 비춰볼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적혔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을 86.4%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동결 확률은 13.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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