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27일 자신을 ‘원조 은둔의 경영자’라고 소개하며 “전 세계에 없는 인공지능(AI)과 웹3 융합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힘을 합쳐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꿈과 사명감 때문에 좀 더 어렵지만 의미 있는 길을 선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와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했다.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됐다. 주식교환 비율은 양사의 기업 가치와 주식 수를 고려한 1대 2.54로, 두나무 1주를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교환하는 방식이 됐다.
기업가치 5조원에 달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15조원 규모의 두나무가 결합하면서 기업가치 2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금융플랫폼이 탄생한다. 통합 법인은 검색·광고, 온라인 상거래, 콘텐츠라는 네이버의 주력 분야와 핀테크, 블록체인이라는 두나무의 업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AI 발달로 모든 데이터가 자산(토큰)화 되며 웹3에 기반한 자산 거래가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최대 빅테크인 네이버에서 일어나는 모든 데이터·콘텐츠·상품 거래가 글로벌 4위 가상자산 유통망을 보유한 두나무의 핀테크·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 스테이블 코인 또는 디지털 자산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장은 “블록체인과 AI 시대에 여러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좋은 선례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네이버 AI 에이전트의 글로벌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AI 에이전트의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스테이블 코인이 유력하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미국 포시마크·일본 소다·스페인 왈라팝·한국 네이버플러스 스토어·크림 등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가 연동될 가능성도 예측된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성숙화되기 전에도 웹툰으로 대표되는 네이버의 콘텐츠 결제 시장이나 광고·마케팅·클라우드 서비스에 웹3 기반 결제 방식이 먼저 도입될 전망이며 이는 넥슨, 컬리, 스포티파이 등 네이버 협력사 간 거래·결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3사가 힘을 합쳐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이번 합병이 네이버의 생존에 중요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는 빅테크에 비하면 100분의 1 수준에 작은 회사”라며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고 자국의 검색 엔진을 지키고 있는 것이 전세계에서 네이버 밖에 안 남았다”고 전했다. 이어 “AI 시대에 한국이 강국이 되려면 좀 더 많은 회사가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협력 성공사례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율 감소와 관련해 이 “사업이 우선이지 제 지분은 중요하지 않다”며 “저는 지금도 지분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밸류(가치)가 있으면 회사에 기여하는 것”라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는 현재로서는 금융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의 미국 나스닥 상장 관련 정하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을 인수하는 방안은 검토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향후 (만약 네이버파이낸셜) 상장을 고려하게 될 때도 주주가치 제고라는 가치를 우선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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