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경기 집값을 잡기 위해 전방위적 공급 확대에 나선 가운데 내년에 수도권에서 2만 9000가구 규모의 공공분양주택을 내놓는다. 특히 정부는 민간 분양을 위해 남겨둔 땅을 공공 분양 용지로 바꾸는 등의 고육지책을 총동원해 공공분양 물량을 올해 대비 30% 넘게 늘렸다. 동시에 비(非)주택 용지의 용도를 바꿔 아파트를 짓는 작업도 본격화한다. 첫 타자로 정부는 경기도 남양주왕숙·파주운정 등의 유보지에 4100가구 규모 공공주택을 조성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인천도시공사(iH)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수도권 공공분양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 분양하는 2만 9000가구는 4개 공공기관의 올해 분양 물량(2만 2000가구)보다 32.2% 증가한 수치다. 원래 국토부는 내년에 2만 7000가구의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세부 개발 계획을 조정하며 물량이 소폭 늘었다. 박우성 국토부 공공택지관리과장은 “보통 착공 6개월 후 입주자 모집 공고가 이뤄지는 만큼 내년 계획은 착공이 가시화된 물량으로 보면 된다”며 “입주까지는 분양 이후 약 2년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에 서울에서 약 1300가구 규모의 대규모 공공분양이 이뤄진다. 서울 공공분양은 2024년 9월 동작구 수방사 부지(263가구)를 마지막으로 분양이 끊겼다. 올해 연말 강서구 마곡 10-2단지(121가구)가 공급되지만 이 역시 규모가 작다.
이처럼 서울 공공분양이 드문 가운데 SH는 내년 8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3블럭에 1305가구 규모 공공주택을 분양할 계획이다. 고덕강일지구는 대부분의 분양이 2020년에 이미 완료됐지만, 국토부는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 민간분양을 추진하던 3블럭을 공공분양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김배성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서울의 기존 주택지구 안에 학교 용지처럼 쓰지 않는 땅들이 있다”며 “그런 용지들은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추가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요가 높은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해 미사용 용지의 개발 계획을 최대한 빠르게 확정하겠다는 의미다.
서울 지역 외에 경기도의 경우 2만 3800가구, 인천에서 3600가구의 공공분양주택이 내년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3기 신도시 분양 물량은 7500가구로 △경기 고양창릉(3881가구) △경기 남양주왕숙(1868가구) △인천 인천계양(1290가구) 등이 포함됐다. 미개발 택지가 남아 있는 2기 신도시에서는 7900가구가 공급되며 △경기 수원 광교(600가구) △경기 평택고덕(5134가구) △경기 화성동탄2(473가구) 등에서 분양 물량이 나온다. 중소택지에서도 △경기 구리갈매역세권(287가구) △인천 검암역세권(1190가구) 등 총 1만 3200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국토부와 LH는 이와 별개로 택지지구 등에 포함된 비주택 용지를 주거용으로 바꾸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H는 이날 용도를 전환해 4100가구 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앞서 국토부는 9·7 대책에서 LH가 소유한 비주택 용지를 주기적으로 심의해 주택 용지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른바 ‘공공택지 재구조화’ 제도로, 정부는 관련 법 시행 전에 우선적으로 1만 5000가구를 용도 전환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중 28%인 4100가구의 공급 청사진이 확정된 것이다.
LH가 우선 용도 변경을 추진할 사업지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왕숙(455가구), 2기 신도시인 파주운정3(3200가구), 중소택지인 수원당수(490가구) 등이다. 남양주왕숙과 파주운정3은 유보지를, 수원당수는 단독주택 용지를 공동주택 용지로 바꿀 계획이다.
김 단장은 “용도 전환을 통해 공급하는 공공주택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구가 다 개발된 곳들은 주변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수원당수지구의 용도전환 부지는 내년 착공도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신도시마다 부지 조성 속도가 달라 남양주왕숙과 파주운정3은 2028년에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H·GH 등 4개 공공기관은 올해 남은 기간 5100가구의 공공주택을 수도권에서 추가로 분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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