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찾은 경기도 평택 알에스오토메이션 본사에선 로봇의 정교한 움직임을 제어하는 테스트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로봇 부품의 일종인 컨트롤러를 로봇에 연결해 성능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특히 다축 로봇이 각 관절을 지정 위치로 정확하게 움직이는지, 로봇이 잡으려는 물체의 속도 변화에 따라 어떻게 미리 반응하는지에 대한 시험이 이뤄졌다.
강덕현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의 핵심은 고품질 모션 데이터”라며 “로봇 움직임이 많을수록 축이 늘어나야 하는데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축의 미세한 움직임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자사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구 경기에서 투수가 던지자마자 포수가 공의 속도나 곡선 운동을 예상해 글러브를 갖다대는 것처럼 물체를 잡는 로봇도 다양한 상황의 데이터를 미리 쌓아둬야 능수능란하게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컨트롤러는 모터와 센서들을 제어해 로봇이 원하는 동작을 정확히 수행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컨트롤러는 물론 서보드라이브, 모터, 센서를 하나로 통합한 모션제어 풀스택 구조를 갖춘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AI 스마트튜닝 기술은 로봇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학습·보정해 최적의 제어 성능을 구현한다.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실시간 데이터 처리·관리 역량을 보유한 셈이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 자동화연구소장 출신으로 2009년 알에스오토메이션을 설립했다. 그는 “부품 제조를 넘어 하드웨어·AI·데이터를 융합해 한국형 로봇 플랫폼 표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자사의 모션 제어 기술력을 플랫폼으로 고도화하면 고객 제품 맞춤형으로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고객사로는 미국 로크웰오토메이션과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제조사인 일본 야스카와 등을 두고 있다. 야스카와에는 드라이브 장치를 수출하고 있으며 로크웰오토메이션에는 스마트모터컨트롤러를 공급 중이다. 강 대표는 “야스카와가 드라이브 납품을 받는 해외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면서 “로크웰오토메이션과는 차세대 컨트롤러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로봇 이외 산업에서도 제품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그는 “국내 대기업과는 탱크 포탑의 포각∙방향 제어를 할 수 있는 자사 센서 부품을 차세대 방산 기술에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력 중”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용 로봇은 물론 방산 시장에서도 협력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지 인프라·물류 자동화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AI 데이터센터와 연결되는 전력망 수요가 커지며 에너지 드라이브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미국은 제조업을 부흥시키려고 하지만 숙련 노동력이 빈약하다. 이는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국 전력 산업에서 중국 공급망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자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강 대표는 “로봇 산업에는 데이터 수집 문제로 보안이 중요한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관련 인증(IEC 62443)을 취득했다”면서 “다른 국내 로봇 기업에 비해 해외 진출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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