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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구축"…'연금 동원' 부인[Pick코노미]

국민연금,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커

해외투자 단기 집중땐 민생 악영향

중장기 대책 '뉴 프레임워크' 가동

전략적 환헤지 재개 등 언급 없어

시장은 실망…환율 1460원대 마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열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긴급 기자회견은 “정부가 국민 노후를 책임진 국민연금을 동원해 환율을 잡으려 한다”는 비판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 경제부총리는 우선 국민연금과 정부 간 협의체를 구성한 배경에 대해 “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연금 자산을 팔아 달러를 조달하는 것 이상의 더 큰 그림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 우리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수급 인원이 더 늘어나는 인구구조상 10년 뒤부터는 해외 자산을 팔아 국민들에게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때부터는 환율 상승이 아니라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걱정해야 한다는 게 구 부총리의 설명이다. 달러를 팔아 원화를 구하는 과정에서 원화 수급 균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 부총리는 “장기적으로는 2054년 이후 기금 회수기 평가이익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해외 자산 매각에 따른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연금 재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봐도 국민연금의 투자가 해외투자에 지나치게 쏠려 있어 불균형을 낳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구 부총리는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큰 연금의 해외투자가 단기에 집중되면서 물가 상승, 구매력 약화에 따른 실질소득 저하로 이어질 경우 지금 당장 국민 경제와 민생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조 원 가까이 커진 국민연금의 규모를 고려할 때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재부는 “올해 3월 이뤄진 연금 개혁으로 기금의 최대 규모가 기존 1882조 원에서 향후 3600조 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경제·금융시장이 확대되는 연금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 역시 “전 세계 세 번째로 큰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상회하는 데다 보유한 해외 자산도 외환보유액(4288억 달러)보다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 국민연금 보험료와 소득대체율 인상을 앞두고 추가로 쌓이게 되는 재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라는 얘기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는 실망감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재개 가능성에도 구 부총리는 “기금 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고려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재하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기재부도 그 일원으로서 국민연금의 안정성·유동성·수익성·공공성이 조화될 수 있도록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원론적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전략적 환 헤지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정 비율을 환율 변동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환 헤지 비율을 0~10%까지 유연하게 조정하는 적극적 운용 전략이다. 수출 대금으로 확보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있는 수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여부도 “기업들 역시 한국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고 많은 협조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만 설명했다.

일명 ‘서학개미’에 대한 과세 확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두고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현재 우리 세법은 해외 주식에 대해 1년간 발생한 수익(양도차익)과 손실(양도차손)을 합산한 뒤 25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에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해외투자 양도세는 이미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데 여기서 세율을 더 높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원 내린 1465.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60원대에 마감한 것은 20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및 미국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해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7.4원 내린 1465원에 개장한 뒤 오전 한때 1460원 선을 잠시 밑돌았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구 부총리의 발언 수위에 다시 1460원 중반대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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