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학개미’에 부과하는 해외 주식 양도세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에 페널티를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서학개미의 투자금을 국내로 돌리기 위한 페널티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로서는 하고 있지 않지만 여건이 된다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 세법은 해외 주식에 대해 1년간 발생한 수익(양도차익)과 손실(양도차손)을 합산한 뒤 25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에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이를 상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환율을 잡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구 경제부총리는 “환율 상승에 대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금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키기 위해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논의를 개시했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을 고려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누구든 만나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외환 수요 압력이 더해져 다른 통화 대비 더욱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투기적 거래와 일방향 쏠림 현상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달러를 보유한 수출 업체의 원화 환전을 유도할 인센티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수출 기업들도 한국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고 나름 협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언제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부총리가 외환시장을 주제로 별도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부총리의 간담회 직후 환율은 되레 낙폭이 줄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4원 내린 1465원에 출발해 장 초반 1457.1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부총리의 간담회 직후 1466원대로 뛰었고 결국 전날보다 6.8원 하락에 그친 1465.6원에 오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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