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세계 4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가 합병한다. 네이버는 두나무와 시너지를 통해 차세대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합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각각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주식을 교환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3 수준으로 전해졌다. 두나무 1주를 네이버파이낸셜 3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되고, 2대 주주는 네이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확한 비율은 이사회 이후 공개될 전망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비롯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최고경영진이 27일 이사회 이후 사업 구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본격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두나무가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을 네이버페이 기반 간편결제망에 탑재한 뒤 네이버 커머스 등과 결합한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벌이며 수수료 수익이나 준비금 운용수익을 얻을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선점하면 네이버 AI 에이전트의 글로벌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AI 에이전트의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스테이블 코인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미국 포시마크·일본 소다·스페인 왈라팝·한국 네이버플러스 스토어·크림 등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가 연동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를 포함한 2단계 가상자산법이 발표되지 않아 사업 형태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핀테크와 AI 분야 유망 스타트업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생태계 투자 규모는 10년간 약 수십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글로벌 확장도 추진한다.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토큰화한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도 나온다. 이 의장은 이달 18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5' 전시회에서 마지드 알호가일 사우디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만나 부동산 투자·경제와 연계된 스테이블코인과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에 관한 공동 추진 방안을 협의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지난달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블록체인 혁명에서 한국과 두나무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금융 질서를 구축할 기회를 맞고 있다”며 “두나무는 한국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확장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면서 통화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미래를 위한 새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이번 합병을 통해 AI 연구개발에 투입할 자금을 뒷받침할 캐시카우를 얻을 수 있다. 두나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1863억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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