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공지능(AI)이 식용 가능하다고 판별한 버섯을 먹은 70대 남성이 독버섯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AI 기술에 대한 과신이 빚은 사고로, 전문가들은 AI 판별 결과를 맹신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24일 일본 MBS에 따르면 와카야마현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은 지난 3일 나라현 산속에서 표고버섯을 닮은 버섯을 채취했다. 전문 기관에 연락이 닿지 않자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버섯을 찍어 AI 이미지 분석 서비스에 문의했다. AI는 "느타리 또는 표고로 식용 가능한 버섯"이라고 답했고, 남성은 이를 믿고 버섯을 구워 먹었다.
하지만 섭취 30분 만에 극심한 구토 증세가 나타나 응급 이송됐다. 와카야마시의 정밀 분석 결과 해당 버섯은 강한 독성을 지닌 '달빛버섯'으로 밝혀졌다. 달빛버섯은 느타리·표고버섯과 외형이 흡사하지만 주름 아래 융기대가 있고 내부에 검은 얼룩이 많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와카야마시 관계자는 "AI나 도감 앱 판정은 참고 자료일 뿐"이라며 "확실히 감별되지 않은 버섯은 채취도, 섭취도, 타인 제공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의 버섯 오판 위험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이 지난해 여러 AI 버섯 감별 앱을 검증한 결과, 독버섯을 식용으로 잘못 분류하는 비율이 상당했다. 일부 앱은 독버섯 식별 정확도가 50%에도 못 미쳤으며, 독성 경고조차 표시하지 않는 사례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버섯 식별은 외관뿐 아니라 단면 구조, 서식 환경 등 복합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AI는 한 장의 사진만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AI를 최종 판단 도구로 삼으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야생 버섯 채취 시 반드시 전문가의 육안 감정을 받거나, 확신이 서지 않으면 아예 손대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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