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1%로 전망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결과 연간 최대 200억 달러 규모 대미 직접 투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내년 성장률은 1.9%로 예상됐다. 산업연은 대규모 대미 투자가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면서도 내년 상품 수출은 역성장을 기록하겠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차전지, 정유 등 산업은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은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산업연이 전망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로 올해 5월 2025년 하반기 전망 때와 동일한 시각을 유지했다. 내년 GDP는 상반기에 2.2%, 하반기에 1.5% 성장해 연간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권남훈 원장은 “올해는 예상보다 내수 부문에서 소비 진작 효과가 조금 더 컸고 수출도 선방한 반면 건설 부문은 부진의 골이 깊고 회복 속도가 느렸던 것이 특징”이라며 “내년에는 올해 하반기에 나타난 회복 추세가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조금씩 안정적으로 하향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내년 수출(통관 기준) 실적은 올해보다 0.5% 감소한 697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이 70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데다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쇄시켰던 유럽·아세안 수출 호조세도 내년에는 올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별로는 이차전지·정유 수출은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발 50% 품목관세, 중국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철강은 5~10% 가량 수출이 역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연은 자동차·조선·일반기계·석유화학 등의 수출 실적도 0~5% 뒷걸음질하겠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올해와 같은 두 자릿수 성장세는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산업연은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투자가 지속돼 HBM, DDR5 등 고부가 제품의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저효과 및 수요 안정화로 수출 증가폭이 올해 16.6%에서 내년 4.7%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성이 강화돼 있고 다른 주력 산업은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내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봐도 우려 요인이기 때문에 2026년에는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한 해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산업연의 이번 경제 전망은 대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미국의 대한국 관세가 유지되고 미중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가정해 이뤄졌다. 내년부터 연간 200억 달러 한도의 대미 직접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해당 투자가 실질적으로 국내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그보다 재계가 최근 발표한 국내 투자 활성화 계획이 설비 투자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내년도 한국 경제의 3대 핵심 대외 리스크를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변화 △환율 변동성 △글로벌 실물경기 부진으로 꼽았다. 이는 산업연이 국내 경제·산업 전문가 143명을 대상으로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약 한 달간 2026년 대외 리스크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특히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변화의 발생 가능성은 4.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5점에 가까울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환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3.95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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