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2025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이례적으로 22일(현지 시간) 개막 직후 정상선언문을 채택했다. 회의 마지막 날인 둘째 날 폐막에 앞서 채택하던 관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보니 외신들은 회의를 보이콧하며 정상선언 채택에 반대한 미국에 맞선 결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G20 회의장에서 기자들에게 “회의 시작 전 컨센서스로 정상선언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선언을 첫 번째 의제로 삼아 먼저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날 자료를 통해 “의장국인 남아공은 1세션에서 ‘G20 남아공 정상회의 정상선언문이 G20 회원국들의 압도적 과반수로 채택됐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는 이후 채택된 30쪽, 122개 항으로 이뤄진 ‘G20 남아공 정상선언’을 공개했다. 정상선언문에서 G20 정상들은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정상회의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우크라이나에서 정당하고 포괄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의제에 포함된 기후위기를 두고 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에서 남아공이 중심이 돼 정상선언문에 기후위기 관련 내용을 포함시킨 한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목표, 저소득 국가들이 겪는 부채 상환 부담 등 트럼프 행정부가 꺼리는 이슈가 언급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G20 정상회의가 남아공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보이콧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부터 남아공 흑인 정부가 소수 백인들의 사유지를 몰수하는 등 ‘백인 차별 정책’을 펼친다고 주장했고 G20 관련 행사에 미국 정부 인사들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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