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코스피 4000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이 대폭 줄어 80조원선이 무너졌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17일 85조9448억원이었다가 다음 날(18일) 79조6615억원으로 급락했다. 20일에는 78조2120억원까지 내려갔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잔액의 총합으로,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에 비례해 불어난다. 변동장 국면이 투자 심리에 압박을 주면서 투자에 쓰이는 '실탄'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고개를 들자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삼성전자 주가는 5800원(5.77%) 하락한 9만4800원에 마감했다. 앞서 20일 엔비디아 3분기 깜짝 실적에 '10만전자'를 재탈환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9만전자'가 됐다. 한때 '60만닉스'까지 갔던 SK하이닉스도 5만원(8.76%) 내린 52만10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조정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금리인하의 기대 후퇴와 AI(인공지능) 버블 논란 등이 확대되면서 증시 하방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초단기 자금 시장의 불안이 누적되고 10월부터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 회사)들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등 상황이 겹쳐 단기 유동성이 얇아지는 '스트레스' 현상이 나타나 이번 조정의 근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런 단기 유동성 부담은 11월 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단기 조정은 실제 유동성의 속도 조절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열 해소 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동시에 반도체, 방위산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등 주요 업종은 이번 상황에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및 주가 매력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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