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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카다시안도 했다길래"…'이것' 끊으면 살 빠진다? 알고 보니 '반전'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킴 카다시안 SNS 갈무리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이 과거 ‘글루텐 프리’ 식단으로 일주일 만에 2.7㎏을 감량했다고 밝히면서 글루텐 프리는 오랫동안 ‘건강식’, ‘체중 감량식’으로 인식돼 왔다. 미란다 커, 기네스 펠트로 등 유명인들도 다이어트 비법으로 글루텐 프리를 언급하며 이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밀가루 음식을 먹고 더부룩함이나 소화 불량을 느낄 때 흔히 원인을 ‘글루텐(Gluten)’으로 돌리며 글루텐 프리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런 증상이 글루텐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호주 멜버른대와 로열 멜버른 병원 등 4개국 공동 연구진은 ‘글루텐 과민증’으로 알려진 증상의 대부분이 글루텐 자체가 아니라 장과 뇌의 상호작용 문제나 다른 음식 성분 때문에 나타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전 세계 인구 약 10%가 겪는 글루텐 과민증 진단 기준을 재정립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비(非)셀리악 글루텐 과민증(NCGS)’에 대한 기존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NCGS는 면역 체계가 소장을 공격하는 ‘셀리악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글루텐 섭취 후 복부 팽만, 통증,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환자가 반응을 보인 성분은 글루텐 단백질이 아니었다. 연구를 이끈 제시카 비에시키에르스키 멜버른대 부교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NCGS 환자의 상당수는 글루텐에 반응하지 않았다”며 “증상은 주로 ‘포드맵(FODMAPs)’이라 불리는 발효성 탄수화물이나 밀에 포함된 다른 성분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포드맵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넘어가 발효되면서 가스를 유발하는 구조의 당분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빵·파스타 등 밀가루 음식에는 글루텐뿐 아니라 포드맵도 함께 포함돼 있어, ‘빵 먹고 속 불편한’ 이유가 글루텐이 아니라 포드맵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클립아트코리아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통제된 환경에서 환자들에게 글루텐과 위약(가짜 약)을 각각 섭취하게 했을 때 신체 반응에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비에시키에르스키 부교수는 “스스로 글루텐에 예민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실제로 글루텐을 먹든 위약을 먹든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이는 기대감과 과거 경험이 증상을 유발하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NCGS를 단순한 글루텐 관련 문제로 보지 말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유사한 ‘장-뇌 상호작용 장애’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로열 멜버른 병원의 제이슨 타이-딘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이번 연구는 환자에게 더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근거를 제시한다”며 “근거 없는 식이 제한을 하기보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글루텐이 장 건강을 해친다고 믿어 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며 “식이요법뿐 아니라 심리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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