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10·15대책에서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수원 권선, 화성, 김포, 파주, 구리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매매는 대책 발표 전 20일(9.25∼10.14)간 5,170건에서 대책 발표 후 20일(10.16∼11.4)간 6,292건으로 22% 증가했다.
반면 규제지역으로 묶인 서울·경기 37곳의 아파트 매매는 같은 기간 1만242건에서 2,424건으로 76% 감소했다.
신고가도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집토스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지난달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시행된 뒤 경기 비규제 지역에서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182건 나왔다. 이는 ‘경기 규제지역’ 신고가 거래(3건)의 60배가 넘는 수준이다.
◆ 예견된 ‘풍선효과’ 본격화…과거 학습효과도 한몫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예견된 ‘풍선효과’가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한다. 풍선효과란 풍선의 한쪽을 고강도 규제로 누르면, 수요와 자금이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쏠려 시세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2017년 8·2 대책 당시 서울과 과천 등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자, 규제를 피한 인천, 김포, 파주 등으로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급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부동산R114(렙스)에 따르면 김포는 2020년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전 약 3년(2017년~2020년) 동안 아파트값이 44.2% 무려 상승했다. 앞서 2020년 6월에는 인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는데, 이전 3년 동안 16.3% 급등하며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수요자들이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과 세금 규제의 문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 묶인 것과 달리, 비규제지역은 최대 60%까지 적용돼 훨씬 적은 초기 자본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다. 이는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사실상 막혔던 내 집 마련의 숨통을 틔워주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진입 장벽이 대출과 세금 규제로 사실상 넘기 힘든 수준이 되자, LTV 한도가 높은 비규제지역으로 유동성이 흘러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특히 과거 집값 상승을 경험했던 서울 인접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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