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며 강온 양면 전략을 펴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워싱턴DC로 출발하며 기자들에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약간의 대화를 할 수 있다”며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될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한 행정부의 일부 생각을 의회와 소통하고 있지만 행동하기 위해 의회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 국방부가 이날 세계 최강 핵추진항공모함 제럴드R포드호가 이끄는 항모전단이 카리브해에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AP통신은 포드 항모전단의 참여로 이번 작전에 투입된 미 해군 함정은 10여 척이며 병력은 1만 200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카리브해 군사력 증강은 19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베네수엘라 기반 범죄 조직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태양 카르텔)’의 배후에 마두로 정권이 있다”며 솔레스를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군사적·외교적으로 베네수엘라를 최대한 압박해 양국 관계에서 우위를 점한 후 마약 유입 근절 등과 관련해 베네수엘라와 협상을 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발 선박들을 ‘마약 운반선’으로 규정하며 잇달아 격침했다. 이에 베네수엘라는 11일 병력 20만 명 동원령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J 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루비오 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최근 며칠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다양한 군사 옵션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1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다음 단계 조치에 대해 “어느 정도 결심을 했다”고 말해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WP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어떤 공격도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국내 문제에 집중하며 국제적인 갈등을 피하고 미국과 중남미 관계도 복잡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에 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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