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시사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과 일본 간 이상기류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15일 자국민의 방일에 ‘엄중한 주의’를 권고하면서 ‘일본 지도자의 대만 관련 도발 발언’에 따른 중국인 안전 위험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 조치는 7일 대만 유사시 상황에 대해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라는 의견을 중의원에서 밝힌 다카이치 총리를 직접 겨냥한 보복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밝힌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도 새로운 시험대에 직면했다.
대만 문제로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실용 외교를 표방한 우리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하필 이 상황에서 동북아 3국의 공식 표기 순서를 ‘한중일’로 바꾸겠다는 정부 결정이 공개됐다. 16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방침을 전하면서 “지난 정부의 표기 혼용으로 어느 나라와 더 가깝나’하는 등의 소모적 논쟁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한일중’과 ‘한중일’ 표기를 혼용한 것을 두고 한 말이겠지만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이때 굳이 특정 국가로 기우는 듯한 표기 변경이 되레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8월 미국 방문 때 ‘중국 편향’ 논란의 불식을 위해 한국이 과거와 같은 안미경중(安美經中) 태도를 취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중일 갈등의 불똥이 우리에게 튀지 않도록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잖아도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는 최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견제 발언을 했다. 다카이치 일본 내각도 우익 결집을 위해 언제든 독도 영유권이나 역사 문제 등을 자극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주변국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우리 국익을 한껏 키워야 한다. 국익 극대화를 위한 실용 외교는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 토대가 흔들리면 한중 관계를 포함한 주변국과의 협력 증진도 지속 가능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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