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완화적 통화 사이클(금리 인하)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방향 전환 등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추이나 경제성장률·물가 등에 따라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 종료 사이클을 보다 앞당길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1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성장률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국면이 사실상 종료됐으며 동결 기조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 의사록에서도 다수의 금융통화위원은 추가 인하 시 주택시장 과열과 외환시장 불안 등 부작용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또 “올해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1.8∼2.0%)보다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성장률은 1.6%로 전망했지만 2주 후 발표할 새로운 전망에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만큼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되 내년 성장률 전망 상향 폭에 따라 인하 사이클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최근 원화 약세와 관련해 미국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변동성,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달러 강세, 일본의 정책 불확실성, 미중 무역 관계, 한미 투자 패키지 등을 복합적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 너무 많은 요인이 환율에 작용하고 있어 안개가 걷히기 전까지 방향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우리는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경우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해 구두 개입성 메시지도 함께 내놓았다.
이 총재는 국내 증시와 관련해 “주가가 상당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식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과대평가됐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해서는 “미국의 기초과학 역량과 한국의 응용·제조 기술이 결합된 합작 벤처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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