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소주 한 병이나 500㎖ 맥주 2병 정도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출혈성 뇌졸중을 10년 이상 일찍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에딥 구롤 박사팀은 최근 미국신경학회(AAN) 저널 신경학(Neur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뇌출혈 입원 환자 1600여명의 음주량과 뇌출혈 간 관계를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출혈성 뇌졸중 등으로도 불리는 뇌출혈은 뇌 내부 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뇌출혈 환자의 최대 50%가 사망하고 30%는 중증 장애가 남으며, 1년 뒤 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환자는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2003~2019년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 입원한 뇌출혈 환자 1600명(평균 연령 75세)을 대상으로 CT(컴퓨터 단층촬영)로 뇌출혈 크기와 위치를 평가하고,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뇌의 미세혈관 손상 여부를 분석했다.
또 알코올 14g(355㎖ 맥주 1캔)을 한 잔으로 정의해 하루 3잔 이상을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을 과음자로 분류했다. 이후 과음자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음주량이 하루 3잔 이하인 사람들과 비교했다.
전체 참가자 중 104명(7%)이었던 과음자들은 비음주자와 비교했을 때 뇌출혈 발생 평균 나이가 64세로 비음주자 평균(75세)보다 11년이나 빨랐다. 과음자의 출혈 크기는 평균 70% 더 컸고 심부 뇌출혈이나 뇌실(뇌 속 체액 공간)로 출혈이 퍼지는 형태의 출혈을 겪을 가능성도 약 2배 높았다.
또 과음자는 뇌 미세혈관질환으로 인한 뇌 백질 손상 징후를 보일 확률이 3배 이상 높았고, 하루 두 잔 정도 음주도 뇌출혈 발생 시기를 유의미하게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롤 박사는 "과음 습관을 줄이면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뇌의 미세혈관질환 진행을 늦춰 추가적인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장기적 장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을 뇌졸중 예방 전략의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 남성의 하루 적정 음주량을 표준 두 잔으로 규정한다. 여성은 표준 한 잔이다. 표준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에 해당하는 양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국가의 기준(12g)보다 약간 더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적정음주량은 제로(0)라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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