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핀 부분만 떼어내면 괜찮겠지?”
식빵이나 과일, 채소처럼 구멍이 많고 수분이 있는 음식에 곰팡이가 생기면 많은 이들이 한 번쯤 하는 고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 훨씬 깊숙이 퍼져 있다”며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브래드 라이스펠드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명예교수(화학생물공학·공중보건학)는 “곰팡이가 핀 부분만 잘라내도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다. 곰팡이는 미세한 뿌리 같은 균사 구조를 통해 음식 내부 깊숙이 독소를 퍼뜨리기 때문이다.
영국 독성학 교수 라이스펠드 박사도 “곡물류 음식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변색되면 버려야 한다”며 “특히 빵처럼 공기층이 많은 식품은 겉보다 속에 곰팡이가 훨씬 많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곡류, 두류, 견과류 등에 생긴 곰팡이는 인체에 해로운 ‘아플라톡신(Aflatoxin)’ 등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 곰팡이 독소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번식하며, 푸모니신·파튤린·오크라톡신 등 다양한 독성물질로 변형된다.
특히 누룩곰팡이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체내에 들어오면 간과 신장을 손상시키고 장기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곰팡이 독소는 적은 양으로는 바로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몸속에 축적되면 구토, 천식, 기관지염, 편도선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균사까지 섭취할 수 있어, ‘조금쯤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곰팡이가 핀 치즈는 예외다. 푸른 곰팡이로 숙성되는 고르곤졸라나 블루치즈는 특정 곰팡이를 발효 과정에 의도적으로 사용한다.
이 곰팡이들은 독소를 생성하지 않으며, 오히려 치즈의 풍미와 소화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원래 곰팡이가 없어야 할 치즈에서 이상한 색이나 냄새의 곰팡이가 생겼다면 즉시 폐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익한 곰팡이와 유해한 곰팡이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버리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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