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AI·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소비자정책 대전환에 나선다. 공정위는 6일 소비자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생애주기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서울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간담회에서 “최근 우리 사회가 디지털 전환(DX)를 넘어, AI 전환(AX)·그린 전환(GX)의 시대로 나아가면서 소비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보장해나가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주 위원장 취임 이후 진행 중인 릴레이 현장 간담회의 일환으로, 소비자 분야에선 첫 현장 행보다. 주 위원장은 이날 12개 소비자단체 대표들과 함께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새 정부의 소비자정책 방향을 공유했다.
공정위는 우선 전자상거래 감시 강화와 피해구제 수단 확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과태료 상향, 임시중지명령 요건 완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플랫폼 다크패턴(소비자 기만형 UI)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망을 넓히기로 했다. 또 해외직구 위해제품 모니터링과 상품 비교정보 제공 등 민간 역량을 활용한 현장 중심의 감독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연령대별 소비자 피해 유형을 세분화해 맞춤형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우선 청년층의 이른바 깜깜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계약 피해를 막기 위해 가격 표시 의무화를 확대하고, 예식 관련 서비스의 표준계약서를 보완하기로 했다. 또 헬스장·필라테스 등 건강관리 업종의 먹튀 폐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선수금 관리 강화 및 환급 기준 명확화를 검토 중이다.
노년층을 위한 상조업계 관리·감독 강화도 병행된다. 주 위원장은 “상조업체의 자산 건전성을 높이고, 가입정보 조회·피해보상을 원스톱으로 지원해 노년층의 안정적인 노후를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문미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국정 운영의 밑바탕을 다져가는 이 시점에서 소비자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단체들은 탄소중립 전환에 맞춰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과, 해외 위해제품에 대한 사전 차단 시스템 구축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AI·기후 전환 시대의 소비자정책 체계 개편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술 기반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계약·책임 개념이 흐려지고 있다”며 “새로운 소비자보호 패러다임을 조속히 확립해 신산업 성장과 소비자 신뢰가 함께 가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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