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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파트 공시가율, 내년도 동결하지만…서울 아파트 보유세 급증 불가피

◆ 공동주택 4년 연속 69%로 동결

토지·단독주택도 올해 수준으로

10·15 대책 부정여론에 속도조절

국토부, 13일 공시가 공청회 개최





내년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올해와 같이 69%에 묶일 것으로 전망된다.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진 데다 서울 아파트 값이 급격히 상승한 만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정부와 여당 간 보유세를 두고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세제 정책에 대해 일단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일반 국민과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위한 ‘2026년 부동산 가격 현실화 계획’에 대한 공청회를 13일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정부는 내년 공동주택과 단독주택·토지에 대한 공시가격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르면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80.9%에 달할 예정이었는데 세 부담 등을 고려해 올해와 같은 수준에 묶어두기로 한 것이다. 이에 공동주택의 시세 대비 현실화율은 4년 연속 69%가 적용된다. 토지와 단독주택 역시 4년째 각각 65.5%, 53.6% 수준으로 동결되며 올해 시세 변동만 공시가격에 반영될 예정이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되며 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 67개 행정제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핵심 자료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진행됐다. 토지와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을 시세의 90%에 도달하도록 단계적 인상 계획을 수립한 뒤 부동산 상승 시기와 맞물려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매년 두 자릿수로 급등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윤석열 정부 들어 현실화율을 원상 복구시켰지만 부동산 가격공시법 등에 따라 현실화 목표는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현실화율 인상을 검토했지만 공시가격 현실화를 높일 경우 세 부담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전셋값 상승과 집값 불안 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목적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공시가 현실화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독]서울 집값 급등에 …내년 공시가 69% 동결한다

정부가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기로 한 것은 서울 아파트값이 올 들어 급등해 시세 변동만으로도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 일대의 주요 아파트는 올해와 같은 69%의 현실화율을 적용받더라도 내년 보유세가 30~4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또 서울 외곽까지 ‘3중 규제’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면서 부동산 세제 정책의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린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과 관련한 현실화율 인상 조치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한 부동산공시법과 현실화 계획에 따르면 시세 9억 원 미만의 아파트는 내년 현실화율을 78.6%까지 높여야 한다. 또 9억~15억 원 아파트는 시세의 87%,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90%까지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매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 방안을 통해 이 같은 목표치보다 완화한 방안을 시행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기존 68.1%에서 69%로 올리고 2021년 70.2%, 2022년 71.5%까지 높인 뒤 보유세 부담이 급등한 점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2020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75% 상승했고 2021년(19.89%), 2022년(14.22%) 등 두 자릿수의 폭등세가 이어졌다.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공시가격의 급격한 현실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결정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당초 문재인 정부의 로드맵을 따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정부는 이에 맞춰 8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 방향 검토 연구용역’도 진행했다. 하지만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적용을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이상경 전 국토부 1차관의 ‘갭투자’ 논란과 사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부동산 정책 책임자의 강남 아파트 거주 등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세제 방안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은 지역까지도 규제지역에 묶였다는 견해가 있다”며 “이번에 대출 규제를 강력하게 시행한 만큼 세제 방안은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언급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한 점도 부동산 정책의 속도 조절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63% 상승했다. 올해 전국 상승률(0.26%)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가 14.92% 상승한 것을 비롯해 강남구(11.49%), 서초구(11.65%), 성동구(11.2%)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마포구(8.99%)와 용산구(7.81%), 강동구(7.73%), 광진구(6.74%), 영등포구(6.29%), 동작구(6.18%) 등 ‘한강벨트’의 주요 자치구도 6%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 조치 없이도 내년 주요 단지의 보유세 부담은 30~4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내년 보유세 부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고가 아파트 단지는 1가구 1주택자인 경우에도 보유세 부담이 30~40%가량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마찬가지로 69%로 고정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대로 60%로 적용한 경우에도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 전용 84㎡ 소유자의 내년 보유세는 올해(1275만 원)보다 40.4% 늘어난 179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6㎡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역시 올해보다 내년 보유세 부담이 각각 45.2%, 42.7%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유세 부담은 마포구와 성동구 등에서도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5㎡의 내년 보유세는 416만 원으로 올해(300만 원)보다 38.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성동구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84.8㎡ 역시 올해 보유세 325만 원에서 내년 453만 원으로 39.4%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우 위원은 “올해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라 시세 변동만으로도 공시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건축단지 등에서 가격 변동 폭이 컸던 만큼 보유세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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