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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생산·증시에 ‘K칩’ 훈풍…‘반도체 착시’는 경계해야

2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길에 오를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슈퍼 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산업이 수출과 생산·투자, 증시를 강하게 이끌고 있으나 여타 업종의 그늘도 깊다.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각종 지표상으로는 회복세인 듯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수 산업의 부진을 가리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595억 7000만 달러로 역대 10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겉보기에는 반가운 흐름이지만 실상은 ‘반도체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25.4% 급증한 157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반면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선박·석유제품·컴퓨터 등을 제외한 11개 업종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를 빼고 나면 오히려 수출이 부진한 일종의 ‘무역 착시’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등은 미국발 관세 압박의 직격탄을 맞으며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국내 생산과 투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데이터처의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1.0%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이 2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인 19.6% 급증하며 지표를 반전시켰다. 반도체 관련 공사 증가로 건설투자도 늘었다.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시가총액이 1046조 원으로 코스피 전체(3389조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32%)에 근접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수출·생산·증시의 훈풍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반도체 착시’를 경시했다가는 자칫 경제 체질을 왜곡시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특정 품목이나 시장에 수출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경기 부침의 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최근 ‘수출 및 경상수지 평가’ 보고서에서 “향후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전환할 경우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과거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출과 성장의 질적 안정성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를 통한 신산업 육성과 지역 다변화 전략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경제지표가 잠시 개선됐다고 안도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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