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켜둔 작은 조명 불빛이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성인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가장 밝은 침실에서 잠을 잔 사람은 가장 어두운 방에서 잔 사람보다 심장마비 위험이 42% 높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침실 내 야간 조도는 심장마비뿐 아니라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뇌졸중 위험까지 전반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영국에 거주하는 8만 8905명에게 손목 센서를 착용하게 하고, 일주일 동안 24시간 야간 빛 노출량을 계측했다. 이후 약 9년 반 동안 심혈관 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야간 조도가 밝을수록 위험도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가장 어두운 환경 대비 중간 밝기는 20%, 더 밝은 방은 27%, 가장 밝은 방은 47% 높았으며, 나이·성별·인종·운동량 등 변수를 모두 반영해도 심장마비 위험은 42% 상승한 것으로 유지됐다. 이어 연구진은 야간 조명이 생체리듬을 깨뜨리면서 혈압과 호르몬 조절을 흐트러뜨리고, 장기간 반복될 경우 동맥경화와 심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과 젊은 성인에서 위험 증가 폭이 더 컸다. 이전 연구에서도 여성은 같은 밝기의 빛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확인된 바 있다. 반대로 낮에 충분한 자연광을 누릴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은 줄었으나 이는 야외 활동량과 운동효과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어둠 자체가 심장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수면 시 불빛 차단이 심혈관 질환 예방 행동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TV·스마트폰을 켜둔 채 잠들거나, 은은한 간접등을 켜놓는 습관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암막커튼 사용, 잠들기 전 전자기기 화면 노출 최소화, 필요 시 붉은빛 계열의 약한 조명 사용 등이 도움이 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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