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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겨낸 힘으로 한라산 함께 정복"…30대 암환자의 꿈

서울아산병원, 1일 ‘MY HOPE’ 운동 크루 창단

국내 최초 젊은 암 생존자 통합 지원 프로그램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1일 국내 최초 젊은 암 생존자 통합지원 프로그램 'MY HOPE' 운동 크루 창단식을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했다. 사진은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의료진과 암 환자와 암 환자의 가족, 친구 등으로 구성된 MY HOPE 운동 크루가 앞으로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모습.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제 또래 친구들 모두 '암은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암을 진단받은 이후 다 같이 충격을 받았어요. 지금은 서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자궁육종암 환자인 조씨(30대)는 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창단한 'MY HOPE' 운동 크루 '노고산메이트'의 일원이 되었다. 조씨는 "정기적인 크루 활동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우고 서로의 운동을 격려할 계획"이라며 "내년 4월에는 크루원들과 함께 한라산 등반에 성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씨와 같은 젊은 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암을 진단받은 20~39세 암 환자는 한해 1만 9000여 명에 달했다. 갑상선암을 제외한 15~34세 암 발병률 1위는 대장암, 2위는 유방암이었다.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난소암 발병률이 각각 4, 5위에 올라 여성암 발병률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Y HOPE 크루는 서울아산병원이 젊은 암 환자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확립하고, 같은 투병 경험을 가진 또래와 소통을 통해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만든 청년 암 생존자 통합지원 프로그램이다. 젊은 암 환자의 치유와 소통, 맞춤 치료 그리고 자립 강화를 위한 통합적 지원 프로그램(Multidisciplinary Young Adult Oncology-Healing, Outreach, Personalization and Empowerment)의 앞글자에서 명칭을 따왔다.전문의료진 외에도 심리, 사회, 운동, 영양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지난 1일 국내 최초 젊은 암 생존자 통합지원 프로그램 'MY HOPE' 운동 크루 창단식을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했다. 창단식 후 김희정(왼쪽 맨앞)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를 비롯해 암 환자와 암 환자의 가족, 친구 등으로 구성된 MY HOPE 크루원들이 서울아산병원 인근 성내천 뚝방길을 걷고 뛰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2일 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창단식에는 △ 항암치료 중이라도 함께라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숲길헌터스(숲길을 걸으며 건강과 친목을 도모하는 사냥꾼)’ △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함께 슬퍼해주고 운동해준 고마운 인연들과 더욱 건강해지고 싶다는 ‘암시롱롱런(암 싫지만 다 괜찮다! 오래 살자)’ △ 등산을 통해 몸의 회복뿐 아니라 마음의 회복까지 이어지도록 서로의 존재가 희망의 증거가 되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걸어봄크루(걸으며 다시 봄을 맞이한다)’ 등 다양한 뜻과 다짐을 가진 크루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MY HOPE 크루원들과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암 관리법이나 앞으로의 운동 계획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독려를 받은 후에는 의료진과 크루원이 함께 걷고 달리는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창단식에 참석한 MY HOPE 크루 ‘암시롱롱런’ 김 씨(40대, 유방암 환자)는 “암 치료 전에는 운동을 굉장히 즐겼었는데, 치료 이후 마음처럼 몸을 쓸 수 없어 점점 운동하려는 마음이 사라지곤 했다"며 "자꾸 나태해지고 무기력해지던 때 서울아산병원이 MY HOPE 크루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내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초긍정 마인드를 단단히 하고, 친구들과 함께 추억도 쌓고 건강도 지키고 싶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젊은 나이에 발병한 암은 고령 환자에 비해 암세포가 더욱 공격적일 수 있다. 문제는 나이가 젊을수록 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거나 암 보험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 시기인 만큼, 암 치료 이후 학업·취업 등 일상 복귀와 결혼·출산 등 미래 계획에 대한 고민이 겹쳐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한다.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불안, 커리어 단절은 사회적 고립까지 이어질 위험도 크다.

서울아산병원은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대장암과 유방암 환자를 위한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며 젊은 암 극복에 힘쓰고 있다. 젊은 유방암 클리닉에서는 유방외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는 물론 가임력 보존을 담당하는 산부인과가 함께 참여해 진단 초기부터 생식력 보존, 임신, 장기적 치료 계획까지 환자 맞춤형으로 논의한다. 정신건강의학과와도 긴밀히 협력해 치료 과정의 불안·우울, 사회적 고립감을 다루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젊은 대장암 클리닉에서는 대장항문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등 관련 의료진이 협진을 통해 암 예방부터 진단, 치료, 재활, 사후 관리까지 환자 맞춤형으로 관리한다. 암 치료와 더불어 일상 복귀를 위한 맞춤 케어 및 영양 관련 전문가도 배치해 생활습관 관리까지 다학제적으로 돕고 있다. 또한 암환자라이프케어센터를 통해 암수면장애클리닉, 암스트레스클리닉, 암평생건강클리닉, 암재활클리닉 등 세부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며 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MY HOPE 크루는 이날 창단식을 시작으로 내년 4월 말까지 총 6개월간 활동한다. 월 2회 이상 정기적인 크루 활동을 자발적으로 진행하며 달리기, 등산 등 활동 내용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함으로써 암 환자들과 소통하고 젊은 암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설 예정이다.

송시열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은 "MY HOPE 프로그램은 젊은 암 생존자들의 '치료 이후의 삶'을 더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의 의지를 담은 새로운 도약"이라며 "최상의 치료에 더해 '삶의 복귀와 회복'까지 고민하며 치료를 마친 젊은 암 환자들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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