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전날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과 미중 정상회담의 불완전한 합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88포인트(0.23%) 하락한 4만 7522.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8.25포인트(0.99%) 내린 6822.34에, 나스닥종합지수는 377.33포인트(1.57%) 하락한 2만 3581.44에 각각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2.00% 하락하며 전날 사상 최초로 5조 달러를 넘었던 시가총액이 4조 달러대로 다시 내려갔다. 마이크로소프트(-2.92%), 아마존(-3.23%), 메타(-11.33%), 브로드컴(-2.46%), 테슬라(-4.64%), 팔란티어(-2.14%)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0.63%), 구글 모회사 알파벳(2.52%) 등은 하락장에서도 선방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전날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으로 장 초반부터 상승세가 눌린 채 출발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의에서 위원 간 극명한 견해차가 있었고 다양한 민간 지표를 활용하지만 이들이 정부 지표를 대체하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9월에 이어 이번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기존 4.00∼4.2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더 낮췄다.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이틀 전 90.5%에서 72.6%로 내려 잡았다. 반면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0%에서 27.4%로 치솟았다.
빅테크 기업 주가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 대한 시장 반응이 온도차를 보이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3분기에 예상을 웃돈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자본 지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락했다. 메타의 자본 지출 전망치는 기존 660억~720억 달러에서 700억~720억 달러로 상향됐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내고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금액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분기 실적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이 장 종료 후 실적을 발표한다.
전날 부산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증시에 큰 호재가 되지는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30일 대(對)중국 관세 10%포인트 인하, 입항 수수료 부과 유예,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1년 유예, 합성 마약 펜타닐 원료 통제 협력 등을 조건으로 ‘무역 휴전’에 합의했다. 초고율 관세,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과 대만 문제는 제대로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국제 유가도 미중 정상회담에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았다는 판단에 외려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09포인트(0.15%) 상승한 배럴당 60.57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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