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12월부터 보유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하기로 했다. 일본은행(BOJ)은 불확실한 경기 전망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하며 0.5%를 유지했다.
미 연준은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4.00∼4.2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회의에서 0.25%포인트를 인하한 데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셈이다. 연준은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양적긴축을 종료하는 시점은 12월 1일로 제시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은행 시스템의 예치금(준비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이다. 앞서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시중에 풀었던 돈을 회수할 목적으로 2022년 6월 양적긴축을 개시해 지금까지 이 기조를 유지했다. 2022년 4월 8조 9655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이달 6조 6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의에서 위원 간 극명한 견해차가 있었고 다양한 민간 지표를 활용하지만 이들이 정부 지표를 대체하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장기화에 따른 데이터 부족을 지목한 발언으로 읽힌다. 또 이날 회의에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0.50%포인트 인하)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동결) 등 두 사람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전날 90.5%에서 70.1%로 내려 잡았다. 반면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0%에서 29.9%로 치솟았다.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일본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행은 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관세정책이 미국과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경제 통계 발표가 중단돼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황도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이번에도 정책위원 간 의견이 갈렸다. 9월 회의 때 0.75%로의 금리 인상을 제안했던 2명의 위원은 이번에도 동결에 반대표를 던지고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12월 인상’에 무게가 쏠리는 가운데 일본은행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의견이 갈리기 시작한 데다 외부적으로는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출범하며 금융정책 운영을 둘러싼 엇박자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을 방문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대놓고 금리 인상을 요구하면서 금리 결정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코멘트는 삼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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